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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이해력 OECD 중위권… 계층별로는 '양극화'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4개국 중 7위로 중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이해력에 있어서도 개인의 사회계층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은 문제였다.

특히 군 단위 저학력ㆍ저소득ㆍ자영업자의 금융이해력이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이 작년 9~10월 18세 이상 79세 이하의 전국 성인 10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내놓은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력 측정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이해력은 22점 만점에 14.2점으로 같은 조사로 측정한 OECD 14개국의 평균(13.9점)을 소폭 웃돌았으며 체코와 함께 공동 7위다.

그러나 조사 대상에 금융선진국이 다수가 제외돼 현실적인 순위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조사는 ▲금융지식(15개국 중 4위) ▲금융행위(5위) ▲금융태도(13위ㆍ현재 소비보다 미래 저축에 대한 선호도)로 구성됐다.

이중 `금융지식'과 `금융행위'는 임금근로자보다는 자영업자가, 중년층(30~49세)보다는 장년층(50세 이상)과 청년층(18~29세)이 점수가 낮게 나타나는 등 학력이 낮을수록, 도시에서 벗어날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점수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대도시에 사는 고학력ㆍ고소득층의 금융이해력을 높은 반면 지방에 거주하는 저학력ㆍ저소득층은 낮은 것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우리 사회 양극화 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국제순위 최하위권인 `금융태도'는 계층별 차이가 없었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미래를 대비한 저축보다는 현재를 위한 소비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김민규 한은 경제교육팀 과장은 "저조한 금융태도가 가계부채 악화나 가계저축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국가들에서 금융태도 점수와 가계저축률은 비례관계를 보였다.

김 과장은 "금융이해력이 낮을수록 과장광고나 불완전판매 등에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을 높이고 사회계층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