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부모 자식세대간 양극화현상, 고용률에서도 뚜렷

[재경일보 이형석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대와 50대의 고용 양극화는 오히려 금융위기 이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세대인 50대의 고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의 자녀 세대에 해당하는 20대는 갈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59.5%였던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58.6%까지 떨어진 뒤 점차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 59.4%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갈수록 50대 고용률은 증가하는 반면 20대 고용률은 줄어들고 있어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 간 고용률 격차는 2008년 11.5% 포인트에서 지난해 14.1% 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50대의 취업 증가가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 50대 취업자 증가 규모는 2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폭(43만7000명)의 62%를 차지했다.

20대, 학위를 연장하거나, 쉬거나 - 졸업해도 눈높이에 맞는 직업이 아니라면…

통계청이 22일 열린 정부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제출한 '최근 20대ㆍ50대의 고용동향 특징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고용률은 2003년 60.2%에서 지난해 58.1%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폭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대졸 이상 포함) 비경제활동인구는 전체의 18.6%인 298만3000명에 달했다. 2000년 159만2000명에 비해 1.9배 불어난 수치다. 현재 대졸 비경제활동인구는 매년 2∼8%대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했다. 올해도 최소 4만명 늘어 3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는 학력과잉현상으로 고학력자가 빠르게 늘면서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 덩달아 불어난 결과로 판단된다.

사실상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선 학력인플레현상이 지속되면서 2002년 53.6%에 달했던 20~24세 고용률은 2011년 43.5%로 추락했다. 20대 후반(25~29세)의 취업자 수 감소폭도 지난해 12만9000명가량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2만명) 이후 최대치다.

세계적인 경제한파 가운데 고학력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은 줄어들고 반면 고학력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신규 취업자들의 수요공급곡선이 갈수록 왜곡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점을 설명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가장 산업인구 진입 가운데 가치가 있던 20대 다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되고 이 수치는 증가하고 있다. 또한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90%가량은 아예 취업시험 준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더 벌어야, 노후는 글쎄...

주된 취업연령층인 20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의 고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50대 고용률은 2003년 67.6%에서 지난해 72.2%로 증가했다. 아들 세대와 달리 취업자 증가폭이 인구 증가폭을 웃돌았다.

20대 고용률은 2005년 61.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지난해 58.1%를 기록했다. 1991년 33.2%에 불과했던 대학진학률이 2009년 77.8%까지 상승, 20대 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면서 2005년까지 50%대였던 20∼24세 고용률은 최근 40%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50대 고용률은 2003년 67.5%를 저점으로 지난해 72.2%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50대에 진입한 2005년부터 50대는 은퇴를 늦추거나 은퇴 후 재취업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한 통계청 관계자는 "50대의 기대여명이 10년이상 늘어나면서 퇴직일정과 관련한 설계가  은퇴 후 재취업에 나서는 50대가 증가하면서 50대 고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20대 고용률은 5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3.7%)에 비해 5.2% 포인트 낮지만 50대의 고용률은 71.6%로 OECD 평균(69.7%)보다 1.9% 포인트 높았다.

이번 통계보고와 관련 교육전문가들은 세대간 취업률의 간극 문제는 젊은 층의 구직눈높이가 높아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 좋은 취업요건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대학진학률로 이어졌지만 구직에 대한 눈높이가 과거에 비하여 높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쉽게 일자리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80%이상의 진학률을 보이고 있는 기존 대학진학 모델에 대해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20대의 학력 인플레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50대는 일손을 놓을 수 없는 교육이 오히려 짐이 되는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