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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스티글리츠 "美, 상생경제 만들어야 성장가능"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미국은 현재 선진국 중 소득불균형이 가장 심각하며, 소득재분배 및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을 통해 상생의 경제를 만들어야 성장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중 24일(현지시간) 진행된 '부의 불평등'이라는 주제의 세션에서 이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상위 1%가 국가 전체 부의 25%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은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이 말하는 평등과 기회의 땅이 아니다"며 "미국 내 부의 불평등이 지금과 같이 높았던 때는 '광란의 20년대'(1920년대)였으며 이는 재앙으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금의 불평등에 대해, 1980년부터 상위 1% 국민의 재산이 두 배 이상 증가한 반면 중간소득 수준은 1990년 초 수준에 머무르는 등 부가 상류층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어 통계자료들을 인용하며 "미국은 선진국가들 중 기회가 가장 적은 국가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한 사람의 미래가 부모의 소득 및 교육 수준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함께 노력하고 나누며 더 큰 파이(pie)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파이에서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고 개인들이 경쟁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티글리츠 교수는 '부의 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국가로 브라질과 스칸디나비안 국가들을 언급하며, 미국도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80년까지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소득 재분배에 힘입어 고성장과 부의 평등이 공존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경우 20년전 사회의 불평등이 심각했지만 교육, 사회보장제도 및 건강보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스칸디나비안 국가들은 완전고용을 목표로 다양한 고용정책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등 노동공급 확대 및 노동시장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스티글리츠 교수는 "경제적으로 평등하던 시기에 고성장이 달성됐던 역사적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현재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독점 제한과 금융산업 규제, 최저임금 인상 및 직장 내 단체교섭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기회의 부재는 인적자원의 상실을 의미한다"며 교육에 대한 투자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