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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잔여지분 놓고 하나지주·외환은행 노조 '신경전'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예상대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잔여지분을 모두 확보키로 했고,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금융지주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 확보하기로 결정하고, 관련내용을 공시했다.

이는 외환은행의 주주들로부터 은행 주식을 취득하는 대신 하나금융지주의 신주 및 자기주식을 발행, 교부해 주는 방식이다. 주식의 교환비율은 1:0.1894가 적용돼 외환은행 주식 5.28주당 하나금융지주 주식 1주를 교환해 주게 된다.

하나지주 측은 오는 3월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으며, 주식 교환·이전일은 4월5일, 신주권교부예정일은 25일,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26일이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외환은행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100% 확보시 그룹내 계열사간의 협업 활성화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뿐 아니라 국내 금융그룹의 경우에도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 만큼, 이번 주식교환이 그룹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타지주사 대비 낮은 하나금융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감안할 때,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미래불확실성 등이 해소됨으로써 향후 주가의 추가상승 기대도 가능하다"며 "현시점의 교환비율 등 제반사항 고려시 이번 주식교환은 그룹 전체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2월17일 하나지주 회장과 외환은행장을 포함한 노사정 합의 당사자들이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통합여부는 5년 뒤 노사합의로 결정하도록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통합을 전제로 한 어떤 행위도 당시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며 "특히 이러한 지분 장악이 성공할 경우 하나지주는 곧바로 외환은행의 상장폐지 및 합병결의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무효 선언과 함께, 론스타에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겨주기 위해 전 국민을 속인 매국노들에 대한 전면적인 항쟁에 돌입할 것이다"며 "특히 하나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시작한 2010년 11월 이후 외환은행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이 난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주식교환은 외환은행 소액주주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만큼 광범위한 연대투쟁도 불가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나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2월17일의 합의서 정신을 존중할 것이며, 따라서 이번 주식교환 이후에도 외환은행의 독립법인 존속, 독립경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이번 주식교환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주식교환이 그룹과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원칙하에, 하나지주나 외환은행 중 어느 한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원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 주식교환 자체를 무효화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했다"며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보유하게 될 자기주식은 3년내 처분하면 되지만,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 처분할 수 있도록 투자자 유치에 노력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