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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소기업 지원 위해 적극 행보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은행들이 경기 불황과 원화 절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 육성·지원을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은행들이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손톱 밑 가시'와 `신발 속 돌멩이'를 빼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우리은행 이순우 은행장은 18일 인천의 남동공단을 시작으로 다음달 18일까지 한 달간 산업현장의 경기를 체험하고 중소기업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손수 파악하기 위해 전국 산업단지 및 지식산업센터에 있는 140여개 중소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희망 징검다리 투어'에 나선다.

이번 투어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장과 중소기업청 지방청장 등이 동행해 민관 합동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한다.

우리은행은 중소·중견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사랑 대출' 상품을 출시, 3%대의 낮은 이자로 2조원까지 지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BBB0 등급 기업이 운전자금을 신청하면 최저 연 3.49%, 시설자금은 최저 연 3.12%의 금리를 적용한다"면서 "제조업 및 수출입기업에는 시설자금대출 한도를 5~10%포인트, 담보인정비율은 10% 포인트 우대한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중소기업의 환 위험 노출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5명의 중소기업 전담 딜러로 구성된 '중소기업 전담 딜링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의 외환 딜링룸이 주로 거래 규모가 큰 대기업 지원에 집중돼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감소는 물론 잘못된 헷징 상품 거래로 이중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위험 회피방법 세미나'를 열거나 기업이 원하면 직접 방문해 환 리스크 분석 및 맞춤형 솔루션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딜링룸 직원이 중소기업 고객과 직접 전화해 외환 거래를 지원함으로써 시장 가격에 근접한 우대 환율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중소기업의 환 위험 관리 지원에 나섰다.

수은은 18일 오전 여의도본점에서 수도권의 40여개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환위험 관리 설명회'를 열었으며, 앞으로 22일 충청권, 26일 호남권, 27일 부산·경남권, 내달 5일 대구·경북권 등에서 지역별 환위험 관리 설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은 장만익 기업성장지원단장은 "정보와 노하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이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환율변동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무엇보다 CEO(최고경영책임자)가 관심을 두고 환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수은은 지난달 차주가 최초 대출받은 통화를 다른 통화로 전환할 수 있는 대출통화전환옵션 행사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환위험 관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수출대금을 미리 정해진 환율로 환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물환서비스 한도도 2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