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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국민연금 악마인가 천사인가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요즘 시대담론은 일자리 창출과 복지다. 다음주 월요일이면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수 있다.  400조 원이나 되는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현재로선 그림의 떡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6일부터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을 폐지하고 어려운 노인은 기초연금으로 도와주고, 지금까지 낸 연금을 이자쳐서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6만8천여 명이 이 운동에 서명을 한 상태다.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의 주장과 대안을 모색키 위해 2회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해 연재할 계획이다. 먼저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을 20일 만나 국민연금 폐지 운동의 이유를 들어봤다.[편집자주]

 

20일 김준환 재경일보 편집국장이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일 김준환 재경일보 편집국장이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 벌이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됐나.

우리나라 국민들 절대 다수가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국민연금이다. 2003년 부터 운동을 했고, 2004년 진행한 국민연금 불복운동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을 네티즌 한 명이 올렸다. 실패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엄청나게 이슈화됐다. 사실 2003년 부터 10년을 준비한 것이다. 10년을 준비해 새롭게 하는 것이다. 폐지 운동 언론에서 좀 잘못 보도했다. 마치 기초연금 논란 때문에 하는것 같이, 박근혜 당선인의 기초연금에 반대하거나 하는 이런 뉘앙스로 전달됐다. 현재 온라인 7만 명 다 됐는데, 사실 대단한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절대다수가 찬성하고 있다. 얼마전 포털 다음 토론방에서도 나왔다.

▷그럼 10년 전에는 어떤 운동을 했나.

10년 전에는 지역 가입자들이 연금보험료를 못내고 있었는데 강압적으로 가입을 시켜 체납자로 만들어서 압류를 했는데, 18만 명을 압류했다. 피해자들이 난리가 났다. 이렇게 해서 국민연금 8대 비밀이 나온 거다.

▷양극화된 상황에서 소득에 대한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이 커버가 되야 하는데 최저생계비도 나오는 않는 상황에서 납부금의 일정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동감하는 대다수가 반대운동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연금 계산이 복잡하니까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도 있다.

70개 나라가 연금이 있는데 각 나라마다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출발이 늦다. 1988년 시작이 됐는데,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얘기했듯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다. 실제 국민의 노후를 위해 만든게 아니고 정치가들이 자금이 필요하니까 만든 거다. 그 당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국민에게 강제 저축을 시켜 받으려 했던 것이다. 원래 연금제도, 사회보험이라는 것은 현재 젊은 세대들에게 보험료를 걷어서 노인들에게 주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걷어 쌓아놓기만 하고 내 아버지에게 안준다. 연금 쌓아놓으면 누가 쓰나. 태생적으로 노후를 위해 도입된 게 아니다. 노후를 위해 도입된 거라면 보험료를 걷어서 우리 아버지에게 줘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본인에게 당대에 주는게 아니라는 건가.

그건 4대 보험이다. 국가에서 하는 보험이라는 것은 기본 원리가 이기적인 제도가 아닌 이타적 제도다. 젊은 사람들에게 걷어 현재 노동자들에게 주는 거다. 그래서 독일, 스웨덴 등 유럽국가에서는 15일치만 보험료를 쌓아놓고 있다고 한다. 적립해 놓지 않고 걷어 노인들에게 주는 것이다. 그래서 김 전 장관이 하는 얘기가 국민 노후를 위해 도입된 국민연금이라면 당연히 현재 노인들에게 줘야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 것이다. 현재 노인들에게 안주고 쌓아 놓는다는 자체는 뭐냐면, 쌓아놓으면 누가 쓰나. 옛날에는 80% 이상이 채권에 투자됐고 지금은 60% 정도가 채권에 투자돼 있다. 채권 중 대부분이 국채다. 국채는 뭔가. 현재 대통령이, 정치 권력자들이 쓰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가들은 거의 국민들과 괴리된 삶을 사시는 분들이다. 현실을 모른다. 국민이 어떤 것을 어려워하고 불만스러워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책상에서 신문 보고,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많이 붓는대로 나이가 들면 그만큼 많이 타가는 게 연금보험 아닌가.

일반인들이 보험에 대해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공단에서 세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보험·사회보험과 구분하는 이유가 강제적으로 탈퇴를 못하거나, 중도 해약을 못하거나, 대출도 못하거나 하는 건 지금인데 공단에서 보험이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낸 사람만 받을 수 있고 낸 것에 비례해서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게 잘못된 이유가 국민연금은 소득비례부분이라고 하는데, 이게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는 것이다. 낸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건데, 이게 말이 안되는 것이다. 이것이 세금과 비슷한 거다. '많이 낸 사람이 많이 받는다'가 되야 하는데 그러나 이걸 얼마나 받을지는 순전히 정치적인 이해다. 내가 많이 냈다 해서 많이 받는 게 아니다. 지금 노인들은 낸 것의 10배 받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소득비례연금 부분도 내가 많이 내서 많이 받는게 아니고 순전히 정치적인 이해로 결정되기 때문에 세금과 거의 비슷하다는 거다.

▷국민연금은 연금이니까 연금식 저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공단은 국민연금의 원래 성격은 보험인데 저축상품이라고 광고를 했다. 실제 보험인데 저축으로 거짓말한 것이다. 개념을 잡아야 된다. 일반인들이 개념잡기 상당히 힘들다. 보험은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다. 노후의 빈곤을 전국민에게 풀로 가둬서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다. 연금의 아이디어는 19세기 때 독일에서 시작됐고 20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초기만하더라도 수명이 이렇게 길지 않았다. 때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연구가 안됐다. 연금은 굉장히 역진적인 제도다. 구조적 시스템에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 하나가 부자들은 오래살고 가난한 사람은 빨리 죽는다는 거다. 미국의 최고 잘 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의 차이가 20년이다.
 
또 다른 예로 이것 들으면 정말 분노하게 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데, 나이 59세인 남편이 희귀 난치병에 걸렸다. 연금은 20여 년 간을 부은 상태다. 그런나 치료비가 없다. 그래서 아내가 공단에 남편 치료비 없으니 중도 해약 해달라 했다. 원금만 주던지, 담보대출이라도 해주던지라고 요구했지만 공단은 못해주겠다고 했고 죽어야만 탈수 있다 했다. 치료비가 없는 남편은 결국 죽었다. 그런데 죽으면 어떻게 되나. 남편이 빚내서 힘들게 낸 돈이 유족연금만 받고 나머지는 부자가 받는 거다. 또 유족 연금은 노령연금에 비해 40~50% 밖에 안된다. 원통해 눈을 감을 수 있겠나. 국가에서 어려운 사람 도와줘야 하는데, 국가에서 합법적인 걸 이용해 서민들에게 강제적으로 뜯어가 부자들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히틀러가 법에 의해 유태인 학살하지 않았나. 법이라는 자체가 견제가 안되면 괴물이 된다. 무시되면 서민들 다수를 죽이는 도구로 이용되는 법이다. 어떤 면에선 이 국민연금제도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서민들에게 괴물이 되고, 악마가 된 것이다.

▷없는 사람에게 천사가 되야 할 국민연금이 악마가 됐다는 건가.

악마가 된 것이다. 또 하나 분노할 일은 국민연금 자산이 400조인데 이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건 현재 정치가들이다. 60%가 채권에 들어가 있다. 그중 대부분이 국채다. 국채는 현재 정치 권력자들이 쓴다. 역진적이라는 거다. 간과하고 있는 건 가장 큰 혜택보고 있는 건 현재 정치권력가라는 것이다. 채권에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사람이 주식이 들어가 있다. 주식 90%가 대기업에 들어가 있다. 국민연금관리기금이 대기업의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세 자영업자가 본인이 낸 연금이 자기를 죽이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기금이 쌓여있는 이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대기업 투자할 수 밖에 없는 건 맞다. 이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고 부자들 배불리는 수단으로 사용될 순 없다는 거다.

▷세계납세자연맹 이사회 멤버인데 각국의 사정은 어떠한가 

몇년 전 뉴스에 방송된 게 있는데, 프랑스 국민 납세자의 인터뷰였다. "부자들한테는 껌값이지만 나한텐 굉장히 큰돈"이라고 말하는 인터뷰였다. 또 어제 연맹에 홍콩에서 누가 왔다 갔는데, 강제 저축에 대해 일반 근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니 똑같이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민들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걸 이해해야 한다. 왜 전세계 동일하게 저소득자들이 국민연금 대해 불만이 심하나. 공단에서 숨기고 있다는 거다. 공단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여유자금 내는 것이고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맞나. 틀리지 않나. 기회비용이 틀리다. 돈의 가치가 틀리다는 거다. 저소득자 일수록 기회비용이 큰데, 기회비용을 전혀 계산 안한 것이다. 기회비용이 엄청나게 틀린데 동일하다고 보고 계산해 버린 거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모든 서민들이 국민연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대침체 상황에서 양극화 심화로 1%대 99%의 불합리한 소득불균형은 더욱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이 구조를 깰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돈이 필요한데 20~30년 후의 돈이라는 건 나한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다.

공단에서 계산할 때 지금 10만 원이 이자 3%해서 10년 뒤에 14만 원이 된다고 이렇게 계산한다. 그러나 틀리다는 거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틀리다. 현재가 중요한 것 아닌가. 내가 내 노후를 가장 잘 대비할 수 있는 건 내가 부자되는 것이다. 내가 부자되려면 가처분 소득이 늘어 종자돈을 만들어야 된다. 서민들의 종자돈 축적을 방해하고 내가 부자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결국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19일 인수위는 기초연금과 관련해 기초노령연금의 재원으로 국민연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백지화했다. 이에 대한 일련의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말이 안된다. 세금을 가입자가 낸다. 국민 사기치는 거다. 세금 서민들이 내는데 그 사람들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거 아닌가. 국민연금 폐지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보험료가 지금 3%인데 매년 올라간다. 20~30년 뒤에는 10%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또 복지가 늘어나니까 세금도 올라간다. 세금도 지금 조세 부담이 20% 되는데 30%까지 오르려 한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국민연금 9% 내고 있는데 15%까지 올린다고 한다. 미래세대가 이것이 가능하겠나.

▷그럼 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은 뭔가. 일자리 창출이 큰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 다양하게 쓰여지면 좋을 것이다. 이러다 보면 운용수익률도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 등 여러마리의 토끼를 쫓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높아진다고 내 연금 더 받나. 내 연금 법으로 결정된 것 아닌가. 잘못된 것이다. 운용수익률 올라간다는 건 나쁜 것이다. 대기업 수익률 많이 올라가야만 공단에서 많이 받을 거 아닌가. 이 이야기는 수익률 올리기 위해선 골목 상권을 죽여야 한다는 것 아닌가. 우리 아버지가 망하는데 이게 좋은 건가. 기금이 400조가 있는데 주인이 없는 돈 아닌가. 조금 있으면 공단 사장 바뀌고, 감사도 바뀐다. 기금운용하는 사람들 다 신분도 보장이 안되는 계약직이다. 일시적으로 있다가 정권 바뀌면 다 바뀌는 거다.

▷연초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곳이 많다. 국민연금이 거수기 역할을 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완전히 배반되는 것 아닌가. 주주 행동주의 차원에서 주주가치 극대화도 시키고 사회 공익활동을 등을 위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엄청나게 잘못된 논리다. 400조나 되는 엄청난 주식이 들어가 있는데 국민의 뜻을 그 사람들이 알아서 그것을 대리 행사를 할 수 있는 건가.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것이다. 공단이란 자체도 공기업인데, 거기서 의결권을 행사하면 정치가들이 마음대로 하는거다. 정권이 바뀌면 이사장이 바뀌는데 국민 뜻을 어떻게 여기서 대변을 하나.

▷대안이 뭐냐는 거다. 전혀 의결권 행사도 하지 말아라는 생각인가.

그 자체가 대안이 없는 것이다. 얼마나 폐해가 있나.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사기업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것 아닌가. 뇌물 갖다 바치고.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거다. 국민 대변해서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의결권이 행사가 된다고 어떻게 보장 하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말이 안되는 논리다. 그렇게 하면 정치가들이 힘이 쎄지는 것일 뿐이다. 부작용이 엄청나다.

▷서명운동 인터넷으로만 하고 있나. 향후 계획은.

6일부터 시작했다. 한달이 안됐는데 6만8천 명이 됐다. 연맹은 국민 투표로 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국민 투표 안하면 위헌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1단계는 온라인 100만이다. 6월 안으로 돌파할 것 같다. 폐지하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돌려받는 것도 지금 투자가 다 돼 있는데 못 돌려주고 점차적으로 돌려줘야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용 불량자라던지 이런 사람들 먼저 담보 대출이든지 해주는게 맞다. 국민연금 폐지는 자기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고, 어떤 의미에선 국가를 살리는 길이다. 국민연금 그대로 두면 국가 파탄나는 것은 명약관화다. 기금 쌓인게 400조다. 2043년도 되면 2천400억 까지 쌓인다 한다. 쌓이다가 17년 만에 기금 고갈되면 주식팔고 부동산 팔고 다 팔아야 된다. 그럼 어떻게 되나. 그럼 국가 경제가 파탄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