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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씨티은행, 금융당국 중개수수료 인하 방침 무시… 대출수수료 되레 인상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 중개수수료 인하 요구로 시중은행이 일제히 수수료를 인하한 가운데 SC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오히려 수수료를 올리는 역주행을 감행했다. 당국의 방침까지도 우습게 여기는 모양새다.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지 않고 탐욕만 부리고 있는 외국계은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중개수수료는 금융회사가 대출자를 소개한 중개업체 또는 중개인에게 주는 일종의 '수고비' 개념으로, 대출금리에 직·간접 영향을 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농협·외환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는 지난해 3분기 0.84%에서 4분기 0.79%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자의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대출 중개수수료를 낮췄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인하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수수료 비교 공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회사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보니 대출 중개수수료를 낮추면 대출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중개수수료 인하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어깃장을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SC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는 지난해 3분기 2.29%에서 4분기 2.42%로 0.13%포인트나 높아졌다.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도 같은 기간 1.72%에서 1.77%로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 담보대출 중개수수료도 SC은행이 0.41%, 씨티은행이 0.36%로 5개 시중은행의 평균(0.26%)을 0.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중개수수료가 일반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인데다가 수수료를 내리라는 당국의 압박에 오히려 수수료를 큰 폭으로 더 올린 것이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22일 대출금액별로 모집 수수료 상한선을 차등하여 두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한 상태다.

대출금액 기준으로 500만원 이하는 5%, 500만~1000만원은 3%, 1000만원 초과는 1%가 각각 상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