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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금금리 끝모를 추락… 3% 겨우 턱걸이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저금리 기조 속에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계속해서 소폭 인하하면서 지난달 예금금리가 3%대에 겨우 턱걸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4월 중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예·적금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25일부터 '하나369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3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예금에 대한 금리는 연 3.1%에서 3.0%로, 3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예금에 대한 금리는 3.15%에서 3.05%로 하락하면서 가까스로 3%대에 턱걸이를 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22일부터 우리스마트정기예금과 우리토마스정기예금 등 16개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우리스마트정기예금 금리는 1년제 기준 3.7%에서 3.6%로 떨어졌고, 대표 예금 상품인 우리토마스정기예금도 1년제 기준 3.2%에서 3.1%로 내려갔다.

키위정기예금(확정형)과 청춘100세 키위정기예금 등은 이율이 2%대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이달 8일에도 18개 적금 상품 금리를 0.2%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신한은행은 26일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 금리(온라인 가입시)를 3.15%에서 3.14%로 0.01%포인트 내렸다.

이 상품의 금리는 이달 1일 3.34%였지만 한 달 동안 1~2영업일마다 금리가 조금씩 하향조정되면서 한 달 사이에 0.2%포인트가 빠졌다.

스마트폰 전용상품인 신한 스마트 정기예금도 금리가 1년제 기준으로 이달 초 3.24%에서 26일에는 3.04%로 0.2%포인트나 뚝 떨어지면서 겨우 3%대를 유지했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는 것은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예금을 받으면 대출을 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와 경기둔화에 따른 부실 우려로 공격적인 대출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어 대출 금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84%, 저축성수신 금리는 3.10%로, 두 금리간 격차는 2008년 12월(1.31%)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인 1.74%포인트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업무 담당자는 "특판이나 스마트폰 전용상품 등을 제외하면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 3%대 초반으로 내려온 상황"이라며 "일각의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하한다면 예·적금 금리는 이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