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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하나금융지주로부터 국민의 재산 지켜라"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국민연금 관련노조들과 사회복지 관련단체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주식교환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표시할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이른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올 4월말까지 외환은행을 상장폐지키로 했다.

이에 대해 28일 연금행동은 "하나지주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자신과 소액주주의 손실을 강요하는 하나지주의 결정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를 해야 하고, 사회적 합의 정신을 망각한 하나지주의 시도에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며 관련안건에 대한 반대의사 표명과 의결 강행시 매수청구권 행사 등 공익적 역할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연금행동 측이 제기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주식교환에 대한 문제점은 다섯가지다.

우선 국민연금을 비롯한 40%에 달하는 소액주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방식으로 주식교환을 강요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포괄적 주식교환은 '공개매수'가 배제된 사실상의 '강제적 주식교환'으로, 외환은행 지분을 40%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불리한 조건에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받거나(주식교환비율 약 5:1), 외환은행 주식을 헐값으로 매각(매수청구권 행사시 주당 7383원)하는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영국은 90%, 독일은 95% 이상의 지분을 공개매수한 이후에만 주식교환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2011년 우리금융지주가, 2004년에는 신한금융지주가 경남·광주·조흥은행 등에 대한 주식교환에 앞서 공개매수를 실시한 바 있다.

다음으로는 주식교환조건이 대단히 불공정해 국민연금, 한국은행을 비롯한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주장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론스타에게 주당 1만4260원(배당금 포함)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대금을 챙겨준 반면, 소액주주들에게는 불과 7383원(매수청구권 행사가격)만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6.12%)과 국민연금(1.8%) 지분매각에서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셋째로 은행주식의 상장폐지는 주주대표소송 봉쇄 등 주주와 시장의 규율을 받지 않으려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현재 론스타에 대한 소액주주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장을 폐지하는 것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빼앗는 것이고, 은행의 공익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넷째는 상장폐지로 인해 외환은행의 국내외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우려다. 이 경우 궁극적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장기적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환은행의 상장폐지는 강제합병을 금지한 지난해 2월 노사정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2월1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원회의 참여 아래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의 행명·법인 존속 및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합병 여부는 5년 뒤 노사합의로 결정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가 공시한 계획대로라면 3개월 내 매수청구권 처리, 주식교환, 상장폐지 등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되고, 이는 합병을 위한 모든 준비가 사실상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정부의 참여하에 삼자가 합의한 사항을 위반하는 부도덕한 회사에 대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사회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연금행동 측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