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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낙관(?)'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정부와 엇박자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또 동결했다. 6개월째 동결이다.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바닥을 다지고 있는 데다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등 미약하나마 경기회복의 조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북 리스크 증가와 금융시장 불안, 아베노믹스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 등의 불안요인이 많은 데다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새 정부와의 정책공조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한은이 경기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해 11월 이후 6개월째 금리동결이다.

금통위는 대북 리스크 증가와 엔저 등 일부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으로 경기회복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금리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경제는 3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수출액은 4.8% 늘어 1월(1.7%), 2월(2.6%)보다 확대했다.

하지만 3월 수입이 2% 감소해 침체한 내수경기를 반영했고, 2월 광공업생산도 0.8% 감소해 두 달째 축소된 데 이어 설비투자와 소매액 판매지수가 18.2%, 0.1% 각각 빠졌다. 3월 취업자 수 역시 두 달째 20만 명대에 머물러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경기회복에 무게를 실으면서 연내 양적완화를 종료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중국도 3월 수출이 10%나 늘어나는 등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북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수출경쟁력 악화로 국내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국내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3%로 대폭 하향하고 17조원으로 추정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는 등 경기부양 의지를 보이는 것과 엇박자를 내는 것이어서 '이번 금리결정은 현실감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