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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담보대출 한도 최대 100%로 확대… 워크아웃 대기업 중소 협력업체 채무상환 유예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동산담보대출 한도가 확대하고 업력 기준도 낮아지는 등 동산담보대출이 다음달부터 개선된다.

또 대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 이들 회사에서 받을 어음(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 중소 협력업체들의 채무 상환이 연장되도록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도 개선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전북 군산 산업관리공단 군산지사에서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부터 동산담보대출과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동산담보대출은 지난해 도입된 이후 취급액이 4437억원에 이르는 등 안정적으로 정착됐지만 엄격한 요건으로 추가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상자 범위, 대출한도와 담보인정비율 등을 완화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선 상품별 대출한도를 감정평가액, 매출채권액 등의 70∼80%에서 80∼100% 수준까지 확대하는 한편, 담보물이 유형자산과 재고자산인 경우 업력 3년 이상의 제조업체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업력 기준을 1년으로 낮추고 제조업체 외에 다른 업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돼지도 동산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사들은 5월 15일 이전에 새롭게 개편된 동산담보대출을 시행할 예정이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도 개선돼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구매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행사 유예기간에 협력업체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이들 회사에서 받을 어음(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 중소 협력업체들의 채무 상환이 연장된다는 뜻으로, 은행권은 최장 130일까지 채무 상환을 연장해 줄 방침이다.

이번 상환 유예는 최근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 1400여곳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쌍용건설 워크아웃과 STX 자율협약 추진에 따른 외상매출채권 미결제로 협력업체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최 원장은 이와 함께 은행이 벤처·창업기업의 신용을 평가할 때 재무제표 외에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중기 신용평가시스템을 개선하고 금융애로상담센터도 추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은행이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업체의 대출을 회수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기술력과 기업가 정신을 올바로 평가하기 위해 대출 시 본부가 아닌 지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비올 때 우산 뺏는' 식의 행위를 시정하고자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대출 관행도 물적 담보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는 쪽으로 바뀔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