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김중수 "엔저,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 대응책 찾아야"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엔저 현상에 대해 재차 우려를 나타내면서 앞으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 "(그동안) 기축통화 국가의 양적 완화에 공개, 비공개로 대비해 왔다"며 "여기에 엔저라는 게 더해져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엔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전날 일본업체와 경쟁 중인 자동차와 철강업종의 현대차와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엔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엔저는 지금부터 문제라고 최근 말한 바가 있는데, 이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성장률을 얼마로 보든지, 확실한 것은 잠재성장률만큼은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갭(잠재성장과 실제성장의 차이)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인식을 (정부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와 한은이 최소한 현재의 성장률은 성장 잠재력에도 못 미친다는 데에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는 뜻으로, 전날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성장률(전기대비 0.9%)의 해석을 놓고 한은과 정부가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줄고 있다"면서 정부의 창조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평가하고, 정부의 추경 역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재는 가계부채가 처분가능소득의 136%나 돼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이 문제라면서 한은이 내놓은 기술형 창업기업을 위한 총액한도대출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리처드힐 SC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참석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이 자리에 처음 참석했다. 산업은행장이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1년 4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