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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차별?'…문답으로 풀어본 삼성 신채용제도

 
 
"이공계 출신에게만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가산점을 주는 이유가 뭐죠?" "누구나 SSAT를 볼 수 있게 해주던 '열린 채용'은 이제 끝난 건가요?" 

삼성그룹이 5일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만 SSAT를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3급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채용제도 개편 소식을 접한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사실상 서류전형이 부활한 게 아니냐는 질문부터 시작해 다양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삼성그룹 새로운 채용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 '직무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는 영업·경영지원직군 지원자에게는 이번 채용제도 개편이 결국 서류전형 부활로 받아들여지는데.

▲ 삼성그룹은 직무적합성평가 단계에서 출신 대학, 어학연수 등 직무와 관련이 없는 스펙은 전혀 평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런 이유에서 통상적인 서류전형과 다르다는 게 삼성그룹의 주장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관련 직무를 주제로 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는 점에서 서류전형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 연구개발·기술직 지원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 학점이 좋으면 SSAT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데, 인문계 출신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

 
 
 
▲ 삼성그룹은 연구개발·기술직 지원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 학점을 많이 이수하고, 심화 전공 수업을 많이 들었으며, 전공 학점이 높은 지원자에게만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 그 이유는 계열사별로 우수한 직원들을 분석해보니 연구개발·기술직군은 전공과의 연관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영업·경영지원직군은 전공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기술직군은 전공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영업·경영지원직군은 전공이 아닌 리더십, 팀워크 등 직무적성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게 가산점 제도 도입 취지이다.

-- 이공계 전공 평가에서 대학별로 차등을 두나?

▲ 학교 차이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학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삼성그룹이 전공 학점이 우수한 학생을 우대하겠다는 이유는 전공 성적이 뛰어난 이들이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 훌륭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받고 입사한 사람의 평이 좋지 않은 사례가 잇따른다면, 그 대학과 기업 사이의 신뢰관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이다.

-- 일정 조건만 만족하면 누구나 SSAT를 볼 수 있는 게 삼성그룹 채용의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열린채용'이 퇴색되는 것 아니냐.

▲ 물론 SSAT 응시자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직무 관련 경험을 충실히 쌓아 온 지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확대된다는 게 삼성그룹의 주장이다. 지금까지는 직무와 무관하게 모두 똑같은 SSAT를 봐야 했고, 이 과정에서 전공능력과 직무역량이 우수하더라도 SSAT 점수에서 밀려 면접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고 한다. 이번 채용제도 개편에 따라 직군별로 직무수행과 연관있는 요소를 다양하게 평가하면 SSAT에 발목 잡히는 지원자는 줄어들 것으로 삼성그룹은 전망했다.

-- 고졸도 3급 신입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공 성적이 없는 경우 어떻게 평가를 하나. 

▲ 삼성그룹의 3급 신입사원 공채는 주로 대졸(예정)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고졸도 지원할 수 있다. 전공성적이 없는 고졸 지원자는 일정 수준의 직무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면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권위 있는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거나, 인기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