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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테러?참수 동시다발적 발생…위기감 확산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또다시 인질 참수 영상을 공개하면서 'IS와의 전쟁'에 동참한 동맹국은 물론 간접적으로 참여한 국가들까지 공포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IS는 1일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4일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씨를 살해했다고 밝힌 지 8일만이다.

이에 따라 IS에 살해된 외국인 인질은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IS는 지난해 3월 러시아 엔지니어를 비공개 참수한 뒤 미국인 3명과 영국인 2명을 잇따라 살해한 데 이어 최근 붙잡은 일본인 인질 두명도 모두 참수했다.

IS가 일본인 인질과 함께 참수하겠다고 위협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는 이번 영상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IS는 인질 석방을 놓고 일본 정부와 협상하면서 요르단에 수감된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를 석방하지 않으면 고토씨와 알카사스베 중위를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해왔다.

IS가 요르단 조종사보다 일본인 인질들의 참수 사실을 먼저 공개한 것은 미국의 IS 공습에 직접적으로 동참한 동맹국뿐만 아니라 간접 지원국도 '참수 위협'을 피해갈 수 없음을 보여준다.

요르단은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로 미국의 IS 공습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맹방이기는 하지만 IS 격퇴와 관련해서는 군사적 지원이 아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IS는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중순 중동 순방 기간 IS 대책 비용으로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직후 일본인 인질 살해 위협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일본 정부의 어리석은 결정의 대가'로 몸값 2억 달러를 요구했다.
1일 공개한 고토씨 참수 주장 영상에서도 IS는 일본 정부를 향해 "승산 없는 전쟁에 동참한 무모한 결정 때문에 고토를 살해하며 어디든 너희 국민이 발견되는 대로 학살하겠다"고 주장했다.

지원 수준에 관계없이 IS 격퇴에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나라 국민은 모두 참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동맹국들 간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동 정치 전문가인 이집트 언론사 움마의 아흐메드 샤즐리 편집장은 최근 연합뉴스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미국 지원국들이 IS 공격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슬람 국가 수립을 목표로 2013년 말~2014년 초 이라크, 시리아 일대에서 기반을 형성한 IS는 불과 1년여만에 알카에다 등 기존 테러단체를 능가하는 국제사회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특히 인질 참수뿐 아니라 최근에는 이라크, 시리아 등 주 근거지를 넘어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도 동시다발 테러를 일으키며 세력을 무한 확장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파키스탄에서는 파키스탄탈레반(TTP)의 한 분파였다가 IS 지지를 선언한 수니파 무장단체 '준둘라'(신의 아들이라는 뜻)가 시아파 사원을 폭탄으로 공격, 6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 단체 '시나이 지방'(Sinai Province)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 일대의 군 기지와 검문소, 경찰서 등을 공격해 민간인 등 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달 28일 리비아에서도 IS 리비아 지부를 자처하는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의 유명 호텔을 공격해 3명이 숨졌다.

미국 주도의 동맹군이 IS 격퇴를 위한 대대적인 공습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IS가 시리아 북부 요충지 코바니에서 자신들의 패배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져 전세가 역전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S 대원들이 미군의 공습으로 코바니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자신들의 후퇴를 시인하는 동영상이 지난달 30일 공개됐다.

미군 등 동맹군은 지난해 8월 이후 이라크,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1천600회가 넘는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었다.

CNN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자료를 인용, 지난해 10월6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동맹군 공습으로 사망한 IS 대원이 코바니에서만 979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CNN 은 그러나 코바니 주민들이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에 대부분 피난을 떠난 까닭에 동맹군이 민간인 피해 우려 없이 맹공을 퍼부을 수 있었다면서 이 지역에서의 승리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