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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AIIB 잇단 참여… 미국도 결국 태도 바꿔

 

미국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파트너십 형태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주도의 AIIB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던 시츠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미국은 국제 금융 구조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다자간 기구를 환영할 것"이라면서 "(AIIB가) 기존의 세계은행(W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공동 출자하는 방안은 수준 높고 검증된 기준을 준수하는 데 확실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츠 차관은 AIIB가 기존 국제 금융기관과 경쟁하기 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중국 주도의 AIIB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AIIB가 국제 금융 질서가 요구하는 고도의 투명성과 운영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우려를 내세워 우방국들의 참여도 막아왔다. 미국이 WB, 세계통화기금(IMF), ADB 등을 통해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체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난주 유럽의 주요 동맹국인 영국을 필두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속속 AIIB 참여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봉쇄 정책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결국 미국 정부도 '공동 투자를 통한 견제'로 전략 수정을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주미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 당국은 협력 논의 문호를 언제든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WB나 ADB의 공동출자가 결국 미국의 간접 통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한편 중국도 미국이 제기하는 AIIB의 지배구조와 투명성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진리춘(金立群) AIIB 임시사무국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IB는 부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