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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현대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해 프리미엄 아파트 짓는다... 다른 건설사가 수수방관한 이유는?

현대 건설이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를 건설 계획중인 개포1단지
현대 건설이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를 건설 계획중인 개포1단지

'개도 포기한 동네' 개포 8단지. '현대 컨소시엄' 혼자 입찰... 

개포동은 강남구에 속하지만, 저층 주공아파트와 공무원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 그래서 '개도 포기한 동네'란 비아냥을 들어왔다. 하지만 동시에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사업 지역 중 하나라 건설업계에서 눈독 들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얼마 전 개포8단지 공무원 임대 전용 아파트 부지를 현대 건설이 헐값에 차지한 일이 있었다. 약 7만 1946㎡인 이 땅은 개포지구 지구단위 계획에 의해 최고 35층짜리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곳이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이 박빙을 벌여 낙찰가격이 1조 5,000억 원 까지 오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입찰에 참여한건 '현대 컨소시엄' 1개 사 뿐이었으며 낙찰가도 1조 1908억 4952만 원에 불과했다.  

본래 주인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예상을 한참 밑도는 수익에 입맛이 쓸 것으로 보인다. 연금 기금 충당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 같다.

건설사는 왜 개포동을 외면한 걸까? 정말 개도 포기한 동네라 그런 걸까? 일단은 사업 리스크가 커서 참여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나왔다. 예상분양가를 3,500만 원에서 4,000만 원 으로 잡고 있는데, 주변 시세가 2,500만 원~3,000만 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는 거다.

또 분양시기인 2017년 말에 지금과 같은 분양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입찰을 꺼리게 한 요인이었다.

다만 현대 컨소시엄은 개포8단지를 기존에 현대건설이 재건축에 참여한 개포주공 1,4 단지, 가락시영 아파트 등과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 주거 타운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가 타 건설사에 비해 강남권 아파트 단지가 부실했기 때문에, 이 기회 잡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라도 강남권에 현대를 대표할 아프트를 지을 땅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는 거다.

결국 현대 컨소시엄은 단독 입찰 덕에 예상 낙찰가보다 3,000억 원이나 돈을 아끼는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 지역씩 건설사들이 나눠 갖는 담합 행위가 재현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