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美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는 '부담'스러워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5.12.17 05:09:10

제닛 엘런 연준 의장
제닛 엘런 연준 의장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워싱턴D.C. 본부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중국>

중국의 국외자본 유출 가속화로 성장둔화 우려가 더욱 증폭되면서 세계경제에 위협요인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를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자본유출을 막을 충분한 정책수단을 갖추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맞서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4천380만 달러로 전월보다 872억2천만 달러 줄어들면서 2013년 2월 이후 3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급격하게 발생한 것이 단초가 됐다.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라 자금이탈이 이뤄지며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중국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투입해 이를 막으려 한 때문이었다.

실제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천130억 달러(약 133조 원)로 전월 370억 달러의 3배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둥량(劉東亮) 차오상(招商)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통해 긴축정책으로 돌아서게 됨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모두 자금유출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는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리후이융(李慧勇) 선인완궈(申銀萬國) 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성장둔화에 따라 위안화는 내년에도 여전히 절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외무역 흑자 증가, 위안화 국제화, 달러화와의 경쟁이 위안화 환율을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본유출은 실물경기에도 악영향을 초래해 투자, 성장을 더욱 더디게 만들게 된다. 실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급락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1∼11월 누적 교역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하락한 것은 수출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한다. 중국의 수출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성장하는 기존의 공식대로라면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중국 경기의 침체상황은 신흥국과 세계 경제의 동반 약세를 가져올 악재가 된다.

중국의 경제정책은 추가적인 국외자금 유출을 차단하는데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위안화의 세계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으로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제한되고 자본시장 개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에 자본 유출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위안화 환율결정 방식을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 연동제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통화가치를 가중평균한 환율로 지금의 미국 달러화 위주 환율 결정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추가 자금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선전(深<土+川>)과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을 내년초에 조기 시행하는 방안이 제기되며, 불법자금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외환거래 감시 강화, 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가(RQDII)의 일시 업무중단 등도 예상된다. 중국에서 단기간에 걸쳐 일정 부분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정책수단이 적지 않은 만큼 중국경제 전반을 뒤흔들 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유럽>

유럽은 미국 간의 경기 상황과 통화정책의 비동조화가 확인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미국이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의 거시경제 정책이 반대 방향으로 갈라섰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한 직후에 이뤄져 더욱 극적인 대비를 이뤘다.

 ECB는 지난 3일 예치금리를 기존 마이너스(-)0.20%에서 -0.30%로 내리고 국채 매입 프로그램 시행 시한도 2017년 3월까지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가부양책을 발표했으며,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그 다음날 미국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필요할 경우 또다시 추가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아직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들어 유로존의 평균 인플레율은 0.1%로, EC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에 한참 못 미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ECB의 대응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으 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으로 초래된 이른바 '긴축 발작(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 때처럼 달러화 채권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미찰라 마르쿠센 이코노미스트는 "ECB와 연준의 정책 차이는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2018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2.75%까지 인상하는 반면, ECB는 그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골드만삭스는 최근 '제3의 물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신흥국에 제 3위기의 물결이 닥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이 이번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금리정상화에 나서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채권을 대거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이 잇따라 위기에 봉착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사정이 크게 악화된 신흥국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재개와 달러강세 속에 내년부터 대거 채권 만기를 맞이해 원리금 상환과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7일 UBS에 따르면 만기가 도래하는 신흥국 외화표시채권은 올해 3천450억 달러에서 내년 5천550억 달러로 늘어난다. 2017∼2019년에는 연간 평균 4천9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비금융기업들의 외화표시채권 만기도래 규모는 내년 900억 달러, 2017∼2018년 평균 1천200억 달러라고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금융협회(IIF)가 집계했다.

신흥국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저금리 정책을 펴면서 고수익을 좇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려오자 외화표시채권을 대거 발행해 자금조달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비금융기업부채 비율은 163.1%로 2009년 말에 비해 39.9%포인트 폭등했고, 터키는 58%로 27.4%포인트, 브라질은 49%로 15.3%포인트 각각 뛰었다. 한국의 GDP대비 비금융기업부채비율은 105.3%로 높은 축에 속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 경기 둔화로 이미 직격탄을 맞은 신흥국들은 미국 금리정상화와 달러 강세가 닥치는 와중에 이들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원리금 상환은 물론,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도위기에 몰릴 수 있다.

 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12개 신흥국의 비금융기업부채는 23조4천850억 달러로 이중 달러부채는 10%인 2조3천485억 달러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비금융 기업부채가 17조2천73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1조4천230억 달러로 뒤를 이었지만, 달러부채 비율은 각각 5%, 8%에 불과했다.

멕시코나 인도네시아는 비금융기업부채가 각각 2천590억 달러, 1천900억 달러로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달러부채비율은 각각 66%와 52%에 달했다. 터키는 비금융기업부채 3천980억 달러 중 달러부채가 33%, 러시아는 7천420억 달러 중 29%,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천110억달러중 14%, 말레이시아는 1천990억 달러 중 10%를 각각 차지했다.

이미 신흥국 회사채발 위기는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에서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에 투자한 펀드에서 펀드런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펀드의 상당수의 신흥시장 회사채 편입비율이 최대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올해 자본 유출 규모가 600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던 러시아 재무부의 전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달러 강세로 유가가 더 떨어지면서 주요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의 달러 수입이 줄어들어 재정 운용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하락해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고 인플레 등의 경제 혼란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에서 에너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의 70%, 정부 재정 수입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 추가 하락으로 외화 수입이 줄면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잡고 있는 내년도 예산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폭등하는 루블화 환율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외화를 풀기 시작하면 지난해 위기 전 5천억 달러 이상에서 이미 3천65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외환보유액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유가 폭락 영향으로 달러 대비 루블화 공식 환율은 15일 이미 1998년 경제위기 와중에 1만 루블 화폐 액면가를 10루블로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실시한 이후 최고치인 70.82루블까지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제 유가 하락세와 함께 루블화 환율에 또 다른 압박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방 제재와 저유가 영향으로 인한 경제난이 가중되던 지난해 12월 16일 모스크바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80루블을 넘은 적이 있고, 유로당 루블화 환율은 같은 날 100루블을 상회하기도 했다.

중앙은행은 당시 환율 폭등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했다가 올해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11%까지 내린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저유가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루블화 환율이 달러당 100루블 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예상만큼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러시아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털'의 분석가 올렉 쿠지민은 "미국 금리 인상이 러시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다른 신흥국들만큼은 아닐 것"이라면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예전처럼 미국과 경제적으로 그렇게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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