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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내재한 '1등 DNA'로 한판 싸움할 것"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제공=LG유플러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제공=LG유플러스>

취임 10개월 차가 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기자단 행사에서 그간 느낀 여러가지 소회를 전했다.

지난 23일 저녁 LG유플러스 용산사옥 대강당에서 권 부회장은 "1등을 하고싶다. 우리가 실력이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정은 강하다. 그 가능성은 높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날 모임에 대해 "지난 1월과는 달리 해가 가기 전에 그동안 느낀 바를 편안한 마음으로 말하고 싶어 이 자리를 자청했다"고 했다.

◆부임 초기, '걱정'..현재는 '1등 DNA' 발견

권 부회장은 지난 10개월 동안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통신을 잘 몰랐던게 사실이고, 거의 해외 쪽에 있어 국내 상황을 여러가지 잘 못보는 부분도 있었기에 잘 할 수 있을지, 또 3등하는 회사의 조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걱정의 눈으로 봤었다고 고백했다.

LG유플러스는 올 해 7월 1200만 고객을 확보했다. 그는 "나름대로 꽤 의미있는 숫자로 생각하고 있고, 경쟁사 보단 조금 더 고객 확보면에서 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궁금하면 현장에 가본다고 했다. 만나보면 열정과 능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 그는 "이게 우리의 힘이라 생각하며 안도했고 해볼 수 있겠다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저런 분들이 고객 접점에 있다면 괜찮겠다 생각해 불안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실제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자사의 직영점을 방문했었고 영업력 강화에 촛점을 맞췄다.

그는 IoT(사물인터넷)가 확실히 1등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이 굉장한 성장 가능을을 갖고 있고 이 부분에 있어서 1등 DNA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B2B(기업간 거래)에 대해서는 "2등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잘하면 1등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권 부회장은 "외양상으로 보면 3등이라서 조직원들이 3등 정신에 빠져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내막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1등 불씨를 살리면 충분히 가능할거라 생각하게 됐다"라며 초기에 느꼈던 심정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이처럼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걱정이 없어졌다고 한다.

◆"다단계 문제점 인정..개선후에 지속 여부 결정할 것"

그간 있었던 이슈 두개에 대해 말하기도 했는데, 먼저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소란스러운 해프닝에 대해서였다. 권 부회장은 "원칙대로 움직이자는 것이었는데, 방통위와 소통 중 오해가 있었다"며 "본의아니게 여러사람이 불편한 가운데 놓였는데, 받은 교훈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소통을 잘해야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단계 판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다단계 판매에 대해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긴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잘못이 되고 잘못 인식 되어져 있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그 걱정이 맞는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다단계 문제점 개선에 총력을 다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한 걱정들이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됐다고 했다. 수익구조가 상위 5~10%가 수익을 대부분 가져간다는 말은 올바른 지적이라고도 했다. 권 부회장은 "이것을 한다, 만나 말할 수는 없지만 개선하겠다"며 "계속할 수 있는지는 그때가서 결정하겠다. 다만 논란에 밀려 하진않을 것이다. 겸허하게 수용할 것은 할 것이고. 기회를 주시면 개선하고 그다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6일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다단계와 법인폰 영업 등 주로 불법적 방식으로 영업을 펼친 것에 대해 문제가 지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다단계 영업으로 지난 해 방통위에 이어 올 해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잇따라 제재를 받았다.

법인폰 영업 관련 방통위의 사실조사를 거부한 문제와 이 과정에서 드러난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권 부회장과의 관계도 국감에서 논란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 해 1~6월 동안 법인 전용폰을 일반 영업망에 유포했으며, 차별적인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내용도 문제시 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7일 LG유플러스의 법인영업에 대해서만 10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배경에 경기고, 서울대 동기동창인 권 부회장과 최 위원장 사이가 부각되고 있다. 권 부회장과 방통위 과장이 사실조사 전날 점심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최명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 등 미래위 소속 의원들도 권 부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이날 그는 이같은 얘기에 대해 "친구이기에 더 역차별인가? 공식적으로도 못만날 지경이다. 그가 오히려 저에게 미안해 하고 있다"며 "조금 도와주면 '친해서 도와준거 아니냐'라고 하고, 우리 식구들에게 미안하다. 도움이 될거라 기대했는데 역차별을 받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1등 하고 싶다..한판 싸움할 것"

권 부회장은 "1등을 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은 뭔가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한판 싸움을 할 수 있게 됐다. 인력도 연초대비 두배 늘려 대폭 보강했다. 인재도 확보됐다"며 "1등 가능성이 높다. B2B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잘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이 부분에서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바일 사업 등은 솔직히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감히 1등하겠다고 말할 순 없지만, 고민과 숙제를 갖고 있고 하나하나 해나가려 한다. 1년 후 구체적으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케이블TV 업체 인수는 지금 통합 방송법이 제정 중에 있다. 이 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 TV 인수와 관련, "확실한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통합방송법이 개정되고, 공정위와 방통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방향을 잡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절차를 거쳐 진행하면 무리없이 될 것이다. 실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지만 아직까지 어떤 업체와 소통이 있었는지에 대해 보고받은건 없다"고 말했다.

어려운 숙제게 놓여있는 건 네트웍이라고 했다. 그는 "네트웍 관련한 투자와 운용, 효율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퀄리티가 좋으면 코스트에 직결된다. 잘하면 굉장히 중요한 역량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콜센터에 대해서는 "지금은 예전과 달라졌다. 콜센터가 고객 궁금증만 해결해주는 곳이 아닌, 하나의 세일즈를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두 분야(네트웍과 콜센터)만은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운영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후진국에 속해 있는 나라에서 러브콜을 주는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세계적 역량까지 확보한다면 많은 통신사로 부터 러브콜이 올 것이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권 부회장은 해외 통신사와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해외 통신사와 절대적으로 경쟁관계가 될 수 없다. 철저하게 경쟁사가 될 수 없는게 해외 통신사와의 관계"라며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얻을게 많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 다녀오며 만나면 만날수록 대박이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11월에는 미국 방문도 계획 돼 있는데, 여러나라와 가족과 같은 관계를 맺어 역량을 100%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신규사업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빠른 속도로 신규사업 역량 등이 빨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간담회에서 통신시장에 대해 '땅 짚고 헤엄치기'란 표현을 썼다. 그때와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 당시는 통신을 잘 몰라 그런 말을 한 것인데, 땅을 짚으려고 했더니, 땅이 없다라"라며 "통신시장이라는게 굉장히 복잡했다. 또 굉장히 어렵다. 더불어 중요한 사업"이라고 답했다.

◆신뢰받는 회사·고객의 소속감·휴머니즘 갖추고 싶어

권 부회장은 당장은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해야겠으나, 궁극적으로를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10년간 구축한 인맥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경쟁사들이 자사만의 마케팅 수단을 갖고 있는데, LG유플러스는 어떤 마케팅 효과를 강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오히려 "과시욕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부임 후 3개월 뒤 LG유플러스가 어떤 회사로 각인되면 좋겠는지 임원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이후 내린 결론은 세가지였다. 신뢰받는 회사와 그리고 고객의 소속감, 마지막은 휴머니즘이었다.

그는 인간존중 경영을 이루고 싶다고도 했다. 권 부회장은 "1등도 좋지만, 그 모든 일의 주체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맘을 가졌을 때 상상도 못할 것이 나올거라 생각한다"며 "인간존중 경영을 실천해 모든 직원이 즐겁게 다닐수있는 회사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그의 이 말은 뻔한 얘기처럼 들리지 않고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랑을 갖고 있고 동경하고 있는걸 그의 말을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