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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3대부진 직격탄…경쟁업체 턱밑까지

새단장해 문을 연 유니클로 뉴욕 특화매점 

내수·해외·전자상거래 부진 보여
2020년 매출목표 5조→3조엔으로 하향

일본의 세계적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내수·해외·전자상거래 부진이라는 삼각파도를 맞으며 흔들리고 있다. 유니클로는 매출목표를 3/2수준으로 낮춘 가운데 경쟁자들로부터 턱밑 추격을 받는 형세에 처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2020년도 연결매출 목표 5조엔(약 54조원)을 3조엔으로 대폭 낮춘다고 발표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 겸 사장은 13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세계 넘버원이 되려면 매출 5조엔이 돼야 하지만, 지금 현실적인 판매규모로 생각하니 목표는 3조엔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2009년 9월 이 회사는 10년간 매출을 7배로 키워 글로벌 의류업계 넘버원이 되겠다며 '2020년도 매출 5조엔' 목표를 제시했었다. 목표 하향 조정은 7년 만이다.

이런 하향 조정은 일본사업이 소비 침체나 가격전략 실패로 고전한데다 해외사업도 예상보다 침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EC)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끝난 패스트리테일링의 2016년 연결 결산(2015년 9월~2016년 8월)을 보면 연간 매출은 전년(2014년 9월~2015년 8월)보다 6% 늘어난 1조7천864억엔에 그쳤다. 전년까지 매출 증가율이 20% 기조를 유지한 점에 비춰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연결 순이익은 480억엔으로 전년보다 56%나 급감했다.

오산을 부른 가장 큰 요인은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일본 내 유니클로의 고전이다. 2년 연속 가격인상에 짜증 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따뜻한 겨울도 수익에는 악재였다.

야나이 회장은 소비자 심리를 잘못 읽었다고 인정하고 뒤늦게 올봄에 여름옷부터 가격을 내리며 고객 수는 회복세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매출 비중이 45%인 해외사업도 더디다. 이번 결산에서 해외사업 매출은 9% 증가에 머물렀다. 전년까지 40∼60% 성장한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위축이다. 영업이익률도 떨어졌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뜻한 겨울의 영향까지 받은데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00개 점포 이상을 출점해 비용 부담도 커졌다. 미국에선 적자가 이어졌다.

야나이 회장은 이에 대해 "2~3년 내에 해외사업 이익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며 해외사업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패스트리테일링은 2017년도(2016년 9월~2017년 8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2.1배 많은 1천억엔으로 늘어나는 V자 회복을 기대했다. 일본 고객 수가 회복되고 환차손이 없어질 것으로 계상해서다. 하지만 매출은 4% 늘어나는 1조8천500억엔으로 성장세는 둔해질 것으로 봤다.

재도약 전략의 기둥으로 설정한 EC사업은 도쿄 물류센터 신설과 상품 확충 등을 통해 강화 중이다. 그런데도 EC사업의 일본 내 매출 비중은 5% 정도로 저조하다. 회사 측은 비중을 30%로 확대하려 하지만 "달성의 길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기자회견하는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한편 패스트리테일링이 고전하는 가운데 자라로 대표되는 스페인의 인디텍스, 스웨덴의 H&M 등 유럽의 경쟁사들은 매출 2조∼3조엔 선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을 앞서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패스트리테일링이 현재의 페이스라면 2020년 3조엔 달성도 위태롭다. 높은 수익증가율을 동반하는 성장 체질로 복귀할 수 있을지 지금 분기점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