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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롯데그룹의 비극과 정부

롯데그룹은 지금 나라 안팎에서 매우 절박한 위기에 부닥쳐 있다. 나라 안에서는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어 회장이 수사를 받고 있고, 나라밖에서는 중국의 롯데계열기업이 중국정부로부터 심상찮은 행정규제 및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최순실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은 미르재단 등에 대한 기부가 면세점 허가를 내어 주는 조치와 관련하여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는 다른 재벌기업 몇 군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건이어서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좀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드배치와 관련하여 중국정부에서 롯데그룹의 기업들에 취하여지고 있는 일련의제제는 정말로 심각한 수준의 문제이다. 우선 제제의 범위가 포괄적이라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정부는 여러 도시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롯데의 공장과 매i장등에 대하여 세무조사, 소방점검, 안전점검 등 행정기관이 할 수 있는 각종의 규제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1일 롯데그룹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중국정부는 지난달 29일 상하이에 있는 롯데 중국 본사에 중국진출 22개 계열사 대부분에 대하여 세무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북경에 있는 5개의 롯데마트 점포와 사천성 성도, 요녕성 심양의 롯데백화점에 대한 소방점검이 일제히 실시되었고, 지난 30일에는 롯데제과의 북경과 청도의 공장이 점검대상이 되었다. 그야말로 전방위적 행정규제와 압박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이런 조치는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한류의 제한조치를 내린 바 있는데 이번에는 롯데가 경북 성주의 골프장을 사드배치부지로 제공한데 대한 특정기업에 대하여 대대적인 행정조치를 정부가 가하기시작한 것이다. 정통한 중국소식통들에 의하면 “사드배치부지 제공에 대한 보복이 아니면 이렇게 포괄적조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하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직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고 발뺌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한심하고도 걱정이 큰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롯데그룹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기업자체의 결정이나 경영과정의 실책이라기보다는 정부의 관리 잘못과 공공정책의 시행여파로 발생한 측면이 강하다. 정부가 미르재단에 대한 성금을 요구하지 않았거나, 사드배치라는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부도덕성과 정책오류 또는 정책의 역기능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못한데서 롯데의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하여서는 정부가 기업과 국민경제발전에 견인차가 되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정부는 거꾸로 경영애로와 발전의 걸림돌만 만들어 내고 있다.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부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전형적 사례를 우리는 롯데의 비극에서 생생하게 보고 있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