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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칼럼] 싸구려 쇼핑과 관광한국의 미래

명동에 넘쳐나던 중국관광객이 너무나 줄어버렸다.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은 외국인관광객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였다. 그러다 보니 유커들을 상대로 관관상품판매점을 차렸던 가게들이 문을 닫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런 유커들의 급감요인은 복합적이지만 크게 두 가지가 문제이다. 하나는 사드보복과 관련되는 한한령, 즉 한국에 대한 상품과 문화적 제한조치이고 다른 하나는 관광서비스의 질 저하문제다. 전자는 국방, 외교정책과 연계되어 있어서 단기적으로 정부와 관광업계가 어떻게 손을 쓰기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관광서비스의 질 저하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개선이 화급한 과제로 관광업계와 정부에 의하여 인식되어 왔던 문제다. 우리 국민들이 동남아시아나 중국에 패키지관광을 가면 각종 상품판매점에 하루 몇 번씩 들러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중국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한 술 더 떠서 싸구려 상품가게나 면세점을 무려 여섯 군데나 데리고 다닌다고 한다. 역사유적이나 한국문화소개 보다는 물건 파는 데 치중하다보니 관광객들은 짜증과 분노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보니 우리나라로 향하던 중국의 관광객들 다수가 옆 나라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년 일본의 해외관광객 수는 무려 2.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진정 부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외국인관광이 발전하자면 우선은 두 가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과반수를 차지하는 중국관광객을 다시 우리나라에 불러오는 것이 하나이고, 관광객이 찾아오는 국가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양질의 서비스와 품격 높은 관광을 개발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 보다 최우선과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싸구려 상품팔기와 바가지 씌우기가 일반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중국정부측도 자신들의 국격을 떨어뜨린다고 하여 이런 싸구려관광에 간접적 규제를 하고 나썼다. 자유자본주의 국가에서 관광사업이 기본적으로는 사업체의 자율적 운영에 맡겨 있기는 하지만 국가의 품위를 손상하게 하는 상행위나 우리나라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는 상도덕의 문란 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이제 어느 정도 합리적 규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극도의 무질서와 살벌한 무한경쟁이 판치는 외국인의 한국관광을 그대로 방치하여서는 한국관광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