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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업 불황에 미쓰비시중공업 모태 상선조선 분사

크루즈선 이어 상선조선 분리하고, 방위선박은 유지

미쓰비시중공업이 회사 설립의 모태인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나가사키조선 상선사업에 이어 시모노세키조선소 등 전체 상선사업의 분사를 추진한다고 3일 아사히신문과 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상선조선 부문의 조업률은 떨어졌지만, 분사 이후에도 고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번 분사는 2천500억엔(약 2조5천46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나가사키조선소의 크루즈선 건조사업을 분리한 데 이은 것이다.

분사 추진은 조선사업 수익모델을 발본적으로 재건하고 사업분야별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다른 조선사와 제휴가 쉬워진다는 점도 고려됐다.

조선사업 수주환경은 여전히 어두워 오는 7월까지 분사화 결론을 낼 방침이다. 부품공동조달 등의 제휴협상은 조선사업 일본 1위 이마바리조선이나 오시마조선소, 나무라조선소와 하고 있다.

조선사업은 미쓰비시중공업의 뿌리다. 창업주인 초대 사장 이와사키 야타로가 133년 전 일본 정부에서 나가사키의 조선소를 빌려 출발했고, 2차대전 때 군국주의 일본 해군의 전함 '무사시(武藏)'를 건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범기업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상선부문을 분사해도 방위성에 납품하는 방위용 선박 건조사업은 본체에 두고 계속할 방침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정부발주 사업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분사화 이후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언론들은 "미쓰비시가 기업의 모태인 상선조선부문을 분사화한다고 해도 조선사업이 살아남게 될지에 대한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전체적으로도 위기다. 최근 수년간 선택과 집중으로 일정한 성과를 얻었다지만 제트여객기 MRJ 개발비용 팽창은 끝이 없고, 조선사업 재건도 전망이 서지 않는다. 미국 내 원자력발전사업에서도 손해배상청구소송에 휘말리면서 거대한 손실발생 리스크를 안고 있다.

2일 발표한 2016년 4~12월 연결결산 결과 112억엔 적자를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크루즈선 사업에서 발생한 추가 손실, MRJ 개발비용 증가, 엔화 강세 등이 부담이 됐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9% 줄어든 2조6천942억엔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