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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와 아베

엊그제 미국의 트럼프대통령과 일본의 아베수상이 만나는 모습은 옛날부터 친했던 친구가 오래간만에 만나는 모습같았다. 악수를 하는 손에는 강한 힘이 들어 가 있고 파안대소하는 입가에는 정이 가득 넘쳐나는 듯 했다. 전략적인 외교상의 제스추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의 본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 외교상의 전략적 제스춰어이며 일종의 연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연덕스럽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미국 대통령이 되었거나 일본의 장수 수상으로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자라야 발휘할수 있는 리더십일지도 모른다. 트럼프대통령에 대해서는 아직 그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할만한 시기가 아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국가에서 사업가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무모하게 보이는 대선에서 승리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리더십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과감한 용기를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아베수상은 윗대 어른이 수상을 지낸 명망높은 가문의 출신이라 그런지 그이 언행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언행을 보여주어서 그런지 그의 정책은 일본경제회복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금년 대선을 앞두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대선가도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들이 과연 트럼프나 아베가 지닌 용기, 추진력, 경륜, 자신감을 지니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대선주자를 자처하는 본인이 아니라 국민들이 평가해야 한다.

완벽한 리더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최고지도자가 될만한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미국의 트럼프와 아베가 자꾸 뇌리에 떠 오르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영국의 대처수상이나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같이 훌륭한 지도자는 아니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을만한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하게 지니는 올해의 소망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