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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아파트 10%는 중도금 조달 못해... 중도금 대출금리 3.90%

작년 하반기 민간아파트 사업장들의 제1금융권 평균 대출금리가 3.90%로 집계됐다.

최근 1차 중도금 납부일이 지난 아파트 중 중도금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곳은 전체의 10%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분양돼 이달 14일 이전에 중도금 1회차 납부일이 도래한 아파트 단지는 전국 123개 사업장이며, 이중 110곳은 대출 은행을 구했지만 13곳(10.5%)은 중도금 대출 조달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최근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문제가 대두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실태를 파악했다.

110곳 중 1금융권에서 중도금을 조달한 곳은 68곳, 2금융권은 52곳이었다.

68곳 중 대출금리가 파악된 36곳의 평균 금리는 3.90%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3.5% 선이라는 점에서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 수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6월 이후 집단대출(잔금대출 포함) 금리는 주담대보다 높아도 그 차이가 0.1%포인트 안팎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격차가 훨씬 벌어진 것이다.

과거에는 입주자 모집 전 중도금 대출 은행이 정해졌지만 작년 8·25 가계대출 대책 이후부터는 은행들이 분양 후 계약률 등을 따지며 대출을 결정해 주도권을 잡으면서 금리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단대출 평균 금리는 작년 6월 2.94%에서 9월 2.90%로 다소 낮아졌으나 작년 말에는 3.16%로 껑충 뛴 바 있다.

이와 함께 1차 중도금 납부일이 지나도록 은행을 구하지 못한 사업장 13곳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광주에도 1곳씩 있었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HUG나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계약률이 높으면 건설사 신용등급이 좋지 못하거나, 신용등급이 높으면 분양률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계약률은 9곳이 60%가 되지 못했고 6곳은 건설사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신용이 열악했다.

그러나 500여 가구가 분양된 강원도 원주의 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률이 100%를 채웠고 건설사의 신용등급도 AAA로 우수했지만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원주는 HUG의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은행들이 원주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것을 우려해 대출을 꺼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중도금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특히 은행권은 중도금 대출 심사의 정확한 기준도 없이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 일률적으로 70% 이상 높은 계약률을 요구하거나 계약률이 양호해도 입지 등을 이유로 대출을 거절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그러나 아직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돼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시장 곳곳에서 은행이 무분별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 중도금 대출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