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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시세 변화 없지만 거래도 주춤… 미국 금리인상에 긴장

부동산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현지시각)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금리 오름세도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조기 대선과 경기 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악재가 추가되는 형국이라 모처럼 봄 성수기를 맞아 가슴을 폈던 부동산 시장이 눈치 보기 장세로 들어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에도 아직 강남권 재건축 등 주요 시장에서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은 보이지 않지만, 지난주보다 매수 문의는 줄고 거래도 주춤해지는 등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까지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진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된 이번 주로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N공인 대표는 "개포주공 1단지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가격이 올랐는데 지난주부터 시세에 변동이 없다"며 "잇단 악재에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선뜻 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니 아직 시세 변화는 안 보이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급한 매도자들은 가격을 조금 낮춰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목표로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잠실주공 5단지도 시세에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지만, 이번 주 들어 아직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와 맞물려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향후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에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더라도 거래량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