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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먼저 출발한 케이뱅크보다 인지도 높고 플랫폼 경쟁력도 높아

카카오톡이 케이뱅크에 이어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의 최대 강점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카카오뱅크는 이름에서부터 카카오를 그대로 따와 인지도 면에서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각종 서비스에서도 카카오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들이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상품면에서는 케이뱅크와 큰 차이점은 없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뱅크의 상품을 보면 가장 기본 통장인 요구불예금 통장은 단기 여유 자금을 별도로 설정해 금리 혜택을 주고, 정기 예·적금 통장은 누구나 동일하게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케이뱅크가 내놓은 상품과 비슷하다.

다만 여신 상품은 다소 차이가 있다. 저신용자도 이용할 수 있는 소액 마이너스 대출 상품인 '모바일속 비상금'은 카카오뱅크의 주주사인 SGI서울보증을 통해 저신용자까지도 소액 마이너스 대출을 해준다.

보증보험을 끼고 나가는 대출이기 때문에 기존 은행은 물론이고 케이뱅크와 비교해도 대출 대상이 더 넓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최대한도는 200만원이지만 신용도에 따라 금리와 한도도 달라질 것"이라며 "은행의 건전성을 위해 당분간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보험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인 '중신용 대출'은 SGI서울보증과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이다.

카카오뱅크는 이 상품의 경우 같은 신용 등급이라도 저축은행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싼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45세 택시운전사 김 씨는 저축은행에서는 연 19%의 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면 기존 신용등급에 SGI서울보증이 보유한 정보와 카카오택시나 G마켓 예스24 등 주주사에 받은 각종 정보를 통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평가를 다시 받게 된다.

그 결과 기존 신용평가사에서 7등급이던 김 씨의 신용등급은 카카오뱅크에서는 5등급으로 올라가고 대출금리는 19%에서 6%로 10%포인트 이상 확 떨어지는 것이다.

고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은 케이뱅크처럼 재직증명이나 소득증명 등 서류제출 없이 스크래핑 기법을 활용해 심사하고 대출로 바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다.

간편 송금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손쉽게 송금하고, 제휴망을 통해 해외 송금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송금 망을 사용해 송금 서비스를 하겠지만, 기존 은행과 비교해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출범 이후 중장기적으로 내놓을 상품을 보면 소상공인 신용대출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주사인 G마켓과 옥션의 판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두 채널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특화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또 주주사 및 협력사들과 구축한 '카카오뱅크 유니버설 포인트'를 도입해 현금 대신 더 많은 포인트로 이자를 지급 받아 여러 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업, 간편결제 기능,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봇 등의 서비스도 출범 후 이른 시일 내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케이뱅크처럼 은산분리 완화 법안 통과가 중요하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정보기술(IT) 기업이 아닌 기존 금융사들이 최대주주로 올라와 있다.

정무위원회에는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도 인터넷은행 주식의 34∼50%까지 보유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의 법안들이 올라와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통과가 안 되고 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있어 현재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중 영업을 시작하면 현재 은행법 아래에서 케이뱅크처럼 반쪽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자본 상황은 케이뱅크보다 낫다.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2천500억원이며 이미 절반 이상을 사용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증자가 결정돼야 원활한 대출 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자본금이 3천억원으로 케이뱅크보다 많고 출범도 다소 늦어져 내년 말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또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에도 기존 주주들과 함께 현행법 안에서 증자가 가능하도록 준비한 상황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법이 바뀌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질이 없도록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