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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론, 두 달 새 한도 23% 소진… 올해 공급규모 19조원

올해 들어서 보금자리론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는데도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연간 한도액의 23%에 해당하는 대출이 나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초부터 시중금리가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보금자리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1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보금자리론(디딤돌 대출 포함) 신규 판매액은 4조3천4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4천932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보금자리론은 2조7천843억원, 디딤돌대출은 1조5천602억원 판매됐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올해 연간 공급 규모 19조원의 23%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한도가 조기에 소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금자리론은 10∼30년 만기의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다.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 조건으로만 대출받을 수 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주금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대출 자격 요건을 갑작스럽게 대폭 높였다.

그동안 없었던 소득 기준을 새로 만들어 부부합산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인 사람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주택가격이 3억원 이상이면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는 '아낌 e-보금자리론'은 아예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취급액이 연간 공급 목표치 10조원을 조기에 넘어서버린 데 따른 대응이었다. 보금자리론은 지난해 총 19조8천15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이후 정부는 보금자리론을 전면 개편해 올해부터 주택가격 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부부합산으로 연 소득이 7천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도 만들었다.

보금자리론 대출 문턱이 높아졌는데도 판매가 여전히 탄탄한 가장 큰 이유로는 '금리 메리트'가 꼽힌다.

올해 1∼2월 보금자리론의 대출 금리는 2.80%∼3.05%였다.

1월 은행권의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3.03%에서 최고 5.81%였고, 2월엔 시중금리 상승으로 최저금리가 3.12%로 더 높아진 가운데 낮은 금리의 보금자리론이 인기를 끈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정책 모기지 중에서도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금공 관계자도 "금리 인상 시기라 고정금리 상품의 인기가 많다"며 "금리 경쟁력 차원에서 소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되는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시장도 생각보다 견조하다"고 말했다.

보금자리론 신규 취급액이 증가하는 동안 6대 시중은행의 올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3조원가량 감소했다.

주금공은 3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2.90∼3.15%로 올렸지만, 은행권 대비 금리 경쟁력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