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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 계란값... 부활절 계란 대신 떡으로

올해 부활절(16일)에는 계란을 보기 힘들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여파로 계란값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성당이나 교회들이 계란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부활절 특수'를 겨냥한 계란 판매 행사를 기획하지 않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10일 7천50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 가격 7천284원보다 225원 오른 것으로, 1년 전 가격 5천150원과 비교하면 46% 급등했다. 평년(5천590원)에 비해서도 34% 비싸다.

계란 가격은 설 연휴 이후 안정을 찾아가다가 최근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AI가 발생한 미국산 계란 수입이 중단됐고 새 학기와 부활절을 맞아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는 부활절에 예수의 부활을 의미하는 계란을 신도들에게 나눠주거나 판매해서 이웃돕기 등에 사용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많은 성당과 교회가 계란을 쓰지 않거나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떡이나 작은 화분 등으로 계란을 대신하는 곳도 많다.

명동성당은 올해 계란 대신 떡과 꽃씨를 나누기로 했다.

명동성당 관계자는 "AI 여파로 계란을 구하기도 어렵고, 구할 수 있다고 해도 1만개 가까이 구입하면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계란 대신 떡을 돌리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한 결정이다.

명동성당 측은 "계란이 전부 소비되지 않을 경우 버려지면 썩어서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계란 대량 소비로 인한 문제와 함께 생태 보전, 환경 오염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떡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잠실성당 관계자도 "부활절에 계란을 6천개 정도 쓰는데 올해는 떡을 준비했다"며 "많은 성당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가양동성당은 부활절에 계란이 1천개 정도 필요하지만 가격 안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올해는 계란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 성당 관계자는 "소비가 안 될 때는 당연히 우리가 나서서 계란을 나눠야겠지만 올해에는 어려운데 우리까지 하면 안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통가도 부활절을 앞두고 조용하다.

과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사이트들은 부활절을 앞두고 계란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할인 행사를 펼치기도 했으나 올해에는 잠잠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부활절이라고 특별히 행사 등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계란 가격은 AI 사태가 마무리되고 있지만 닭 개체가 많이 감소한 만큼 연말까지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