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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후보 TV토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어제 처음으로 각 정당의 대선후보 5명의 합동토론회가 150분간 개최되었다. 자신의 소신과 정견을 말하면서 다른 후보의 허점을 드러내기 위하여 공격과 방어로 진행되는 토론회인지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후보들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약점을 방어하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다. 문재인 후보는 풍부한 토론경험을 활용하여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안철수 후보는 학문적 기반을 활용하여 4차 산업의 개발의지를 부각시켰다. 홍준표 후보는 센 입심을 이용하여 홍트럼프의 면모을 보여주려고 하였고, 유승민 후보는 보수의 아이콘처럼 안보를 강조하였으며, 심상정 후보는 송곳 같은 질문으로 다른 후보의 허를 찔러갔다.

사드문제, 복지를 위한 증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하여는 서로 입장을 달리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근래 미세먼지가 국민들의 생활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취업난 해소를 위한 고용지원대책이 나름대로 제시되고 저임금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도 여러 가지 대안들을 여러 가지 내어 놓기도 하였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다른 후보를 공격하거나 비방하는 질문도 이어졌다. 유 후보가 홍 후보의 ‘성완종 리스트’사건이 대법원이 상고중임을 환기시키자,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를 ‘강남좌파’로 몰아쳤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이는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문재인 후보는 “국민이 무슨죄가 있느냐”라고 하면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대선후보들의 토론을 보면서 국민들은 적어도 두 가지를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후보들의 말 속에서 인격과 능력을 찾아내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들이 발표하는 공약의 타당성과 정책적합성을 가려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최고통치자로서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품을 지녀야 하고 동시에 지도자로서의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후보자들의 평소 언행과 토론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용어, 그리고 말하는 태도 속에서 그의 인품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는 지적 능력과 의지 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은 중요한 공공정책으로서 적어도 세 가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효과성, 능률성, 그리고 실현가능성이 그것이다. 선거공약이 과연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느냐, 그리고 정책집행에 필요한 자원과 기술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선거공약 중에는 이런 조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면서 듣기에만 좋은 공약들이 많다. 특히 막대한 소용예산 때문에 실현가능성도 없는 정책대안을 공약으로 내어놓는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어느 후보가 가장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갖추고 가장 적절한 정책들을 선거공약으로 내어 놓는지를 비교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합동토론회이다. 그러므로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남아 있는 후보들의 합동토론회를 잘 보아야 하며, 특히 두 번에 걸친, 자리에 않지 않고 선채로 자료 없이 하는 토론회를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이 자리야말로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가장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선후보 TV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