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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탄핵안 심의…부결전망 속 부통령 탄핵 관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심판대에 오른다.

필리핀 하원이 5월 한 달간 열리는 정기 회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안을 우선하여 심의할 계획이라고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다수당 대표인 로돌포 파리냐스 의원과 레이날도 우말리 법사위원장은 이달 안에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안 심의를 끝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게리 알레하노 야당 의원이 3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국민의 신뢰를 배반했다"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며 수천 명의 마약용의자를 즉결처형했으며 신고하지 않은 거액의 은행 계좌를 보유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의원 3분 1 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하원의원 292명 가운데 90%가량이 친두테르테 진영이어서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두테르테 대통령과 주요 정책을 놓고 대립하는 야당 소속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탄핵당할지 관심이 쏠린다.

로브레도 부통령이 유엔에 정부의 마약 유혈소탕전을 비판하는 공개 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등 반두테르테 목소리를 높이자 국가 평판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부통령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이 여권에서 일고 있다.

파리냐스 의원은 로브레도 부통령 탄핵안이 발의되면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국이 정부 1, 2인자의 탄핵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급속히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