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설] 추미애대표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사람은 자리가 높아질수록 말을 조심해야 하고 정치인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옛날부터 성현들은 “말은 신중하게 하고 행동은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말이 한국정치의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녀가 한 말 때문에 국민의 당이 돌아서고 여야 협치의 틀에 금이가고 있기 때문이다.

추대표는 국민의 당에서 발생한 ‘문준용 특혜의혹 조작사건’과 관련하여 ‘머리 자르기’라든지 “대선조작게이는 북풍조작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하여 마치 검찰총장 같은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은 지금 검찰에서 수사 중에 있는 만큼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 까지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도리이다. 더욱이 정치구도를 고려할 때 국민의 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한 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가 국민의 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정권이 바뀐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지만 실제 정치가 변화된 것은 거의 느낄 수 없다, 바로 당면과제인 추경안 국회통과와 정부조직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대통령만 미국과 독일로 국제회의에 참가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어려움에 직면하여 있는 국내의 정치 경제적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니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80%가 넘어 분위기가 아무리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은 국회와 행정부이다. 그런데 국회는 여소야대로 공전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야당의 협조를 받지 못하여 아직 집행부는 내각구성조차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여당의 중진들이며 특히 추대표는 가장 중심이 되는 자리에 있다. 엉뚱하고 튀는 언행으로 주목을 받는 것은 야당이나 평범한 지위에 있는 정치인으로서는 어느 정도 용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발전을 도모하고구도를 바로 잡아나가야 하는 여당의 대표로서는 결코 허용이 되지 않는다.

협치의 선도자가 되어야 하는 추대표는 앞으로 말을 좀 더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협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정치와 경제가 실패하면 그 정치적 책임의 일단은 대통령은 물론 여당에게 돌아가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장 여당과 추대표는 그 책임을 국민들로부터 추궁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추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