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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규한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배규한 위원장
배규한 백석대학교 석좌교수

배규한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는 필자가 부회장으로 있는 바른댓글 실천연대(회장 오진국)의 자문위원이다. 바실련은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제1회 서울시청 시민청 캠페인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고 있으며, 그간 1만여 명이 넘는 청소년,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였다.

지난 7월 22일 마포구청에서 개최된 제23회 <바른댓글+ 문화 캠페인>에는 6백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하여 바른댓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당일 ‘나의 미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신 배 교수님의 강의는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 참석자들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주었다. 교수님을 만나 뵙고 강연과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다시 나눠보았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제23회 바른댓글+ 문화캠페인 강연은 저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교수님 약력을 보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청소년특별회의 추진위원장, 청소년수련활동인증위원장 등 청소년관련 일을 많이 하셨고, 특히 최근에는 장관급인 국가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을 두 번이나 맡으셨는데, 대략 어떤 일을 해 오신건가요?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국무총리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 청소년관련 기초연구, 정책개발, 정책평가 등의 일을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정책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청소년특별회의는 매년 전국의 청소년대표들이 봉사와 자기계발 활동을 하며 스스로 청소년정책을 만들어 연말에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행사로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수련활동인증위원회는 전국의 다양한 청소년관련 기관들의 수련활동 프로그램의 내용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점검하고 인증하는 기구입니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보호법」 제36조에 따라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약물·업소 등에 관한 사항과 여성가족부장관이 청소년보호를 위해 심의를 요청한 사항 등에 대해 심의·결정합니다. 동법 제37조에 따라 청소년보호위원회는 11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고, 위원들을 위촉합니다.

Q. 사회학 교수이신데, 특별히 청소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 저는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31년간 근무하다가, 2016년 8월에 정년퇴임하여 9월부터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청소년전공 석좌교수로 있습니다. 저는 원래 산업사회학, 조직사회학을 전공했는데, 1989년부터 5년간 국가적 차원의 미래장기발전구상을 위한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미래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고, ‘미래사회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사회학의 주된 연구대상이 본래 ‘인간’인데, 사회변동과 미래창조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래세대인 청소년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공모에 지원하여 선정됐고, 그때의 정책 경험과 성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청소년분야의 일을 계속해 오게 됐습니다.

 Q. 요즈음 청소년과 부모세대 간 소통이 단절되어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이 있을까요?
- 과거에는 사회변동의 속도가 느렸으므로 부모와 자녀 세대의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사회화과정은 대부분 가족을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녀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에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죠. 그런데 20세기 후반 이후 사회변동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을 뿐 아니라, 사회구조나 제도 전반이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 세대 간에 성장환경이나 삶의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당연히 가치관이나 행동양식도 다르고, 그래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거나 이해하기가 어려운거죠.
해법은 사회화제도 개선이나 교육개혁에서 찾아야 합니다. 세대 간 차이를 줄이고 충격적인 미래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사회화와 교육을 통한 미래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한국도 1995년부터 이러한 변동추세에 부응하고자 매년 “교육개혁”에 수천억 원씩 예산을 투입해 왔습니다만, 미래사회에 부응하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형성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교육개혁의 근본적인 목적과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개혁을 제대로 하고, 가족제도, 정치제도 등 고장 난 사회화제도를 바로잡는 국가적 차원의 올바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Q.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우리 사회는 장차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미래전망과 관련해 한동안 “제3물결”이라는 개념이 유행하다가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널리 쓰이는데, 이들은 모두 새로운 테크놀로지 발달에 따른 사회변동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초지능, 초연결 현상이 미래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Q. 그럼 제4차 산업혁명 이후에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 그것은 “새로운 미래형 인간”입니다. 예컨대, 미래형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만 인류가 존재할 수 있다는 미래의 역사를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 관용, 지원하는 이타적 지구시민 같은 사람일 것입니다. 이러한 인재들이 디지털 기술 이후의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 나갈 것이므로, 미래형 인간을 먼저 길러내는 나라가 미래의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앞에서 말한 교육개혁이나 사회화제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타인을 존중, 지원하는 이타적 인간, 즉 미래형 인간이 선진국의 지표가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