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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한미FTA폐기논의”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그제 한미자유협정(FTA)폐기를 준비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는 보도가 미국의 언론을 통하여 전해지면서 한국과 미국의 정계와 산업계는 크게 술렁이기 시작하고 있다. 일부 수정이나 수정 등 재협상하는 수준을 넘어 곧바로 폐기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만약 폐기방침을 실행에 옮기게 되면 통상마찰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핵에 대한 한미공조도 심각한 균열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난국에 빠진 한국에 미국이 한미FTA폐기의도까지 거론되면서 한국은 정치경제적으로 국면에 빠지게 되었다. 문재인정부는 그야말로 3면 초가에 빠져 갈 길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 것이다. 한미FTA폐기얘기는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로버트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대표와 한국의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특별회의가 결렬된 뒤 나온 것이다. WSJ는 “트럼프대통령은 5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들과 철회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이르면 다음 주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대통령의 이런 방침에 매우 유의 깊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FTA폐기방침이 한미 FTA에 때하여 뿌리 깊은 불신을 반영한 진심인지 아니면 협상전문가인 트럼프대통령이 재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려고 하는 심산에서 나온 것인지 부터 우선 정확하게 간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의 산업계동향은 트럼프 대통령과 좀 다른 것 같다. 미상공회의소는 회원들에게 “트럼프대통령의 한미FTA폐기 결정을 막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달라”는 메모를 돌렸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의 정계와 산업계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폐기부터 재협상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치밀한 대응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핵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한미FTA폐기는 미국과 한국 양국에 모두 치명적 손해를 가져달 줄 위험성이 있다는 점은 양국 정부가 우선 공통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