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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호남 민심잡기…"'예산택배' 부족한지 살펴보겠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7일 광주로 총출동했다.

추 대표가 광주를 찾은 것은 대선 이후 세 번째이자 지난 8월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36일만으로, 텃밭인 호남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국민의당에서 '호남 SOC 예산 홀대론'으로 민주당에 공세를 편 점을 의식, 광주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면서 호남 예산을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추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와 전남도 관계자들과 내년도 예산안을 점검하고, 지역 현안과 국비 확보와 관련한 시·도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애초 민주당은 15일 정책협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본회의 표결 일정을 고려해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이날도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일정이 잡히긴 했지만, 더 미룰 수는 없다는 판단에 추 대표가 두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강행군'을 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지역 예산 편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모습을 통해 민주당이 고향인 호남에 대한 애정을 최대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추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호남 민심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를 이어갔다.

추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예산협의 날을 잡을 때마다 야당들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국회를 지키느라 오지 못했다. 추석을 앞두고서야 오게 됐다"며 "(예산은) 택배로 다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꾸 다시 보내주실 거냐고 물으니 어떻게 하나. 예산을 다시 짜야 하나"라고 농담을 했다.

추 대표는 "호남 며느리에 대해 호남 민심은 굉장히 따뜻하다. '열일(열심히 일함)'하는 며느리는 구박을 안 하지 않나"라며 "호남 예산 홀대라는 얘기도 하는데, 다른 지역은 팍팍 깎이는데 호남 예산은 되도록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가 했더니 광주시청에서 흘러나오는 기사라고 하더라"라며 윤장현 시장을 향해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거듭 농담을 했다.

추 대표는 또 "더는 SOC사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예산안에 혹시 부족함이 있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추 대표가 예산을 택배로 다 보냈다고 하는데, 오늘 (추 대표가) 하신 말씀은 아직 부족한 택배가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나"라며 "예산을 책임지는 원내지도부가 부족한 택배가 뭔지를 꼼꼼히 살펴보겠다. 원내에서 보내는 택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개호 전남도당 위원장은 "전국 SOC 예산은 23% 감소했고, 다행히 이 지역은 16%가 줄었다. 비교적 적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민주당 인사들은 국민의당에 대한 비난은 최대한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정기국회 법안·예산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인 데다, 두 당이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여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호남에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하지만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두 당은 협력해야 할 관계"라며 "호남 발전을 위해 두 당은 어떤 상황에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