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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가위 민심잡기 경쟁…입법·예산전쟁 전초전

여야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명절 인사와 함께 각 당이 중시하는 현안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지는 이번 연휴에 민심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추석 직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국정감사와 입법·예산전쟁의 전초전 차원에서 이슈 파이팅에 애쓰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소득 주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안보위기를 정부 실정 탓으로 돌리고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다.

또 국민의당은 그간 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사례를 알리며, 캐스팅보트 역할과 호남 홀대론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내부 갈등에 휩싸인 바른정당은 통합된 추석 메시지를 내는 데 차질을 빚었다.

민주당은 추석을 맞아 '촛불 민심'을 받들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동시에 이런 뜻을 반영한 2018년도 예산안의 의미를 소개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했다.

민주당은 전국 시도당에 배포한 홍보물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가리켜 "대한민국을 살리는 첫 시작"이라며 "사람, 민생, 안보, 지방, 미래를 살리는 5생(生) 예산안"이라고 명명했다.

특히 일자리 교육, 복지 등 소위 '사람을 살리는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국가 안보와 국민 생활 안전을 위한 예산도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회의를 마치고 용산역으로 향해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과 추석 인사를 나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지역과 현장에서 국민의 무거운 목소리를 경청하고 받아 안아, 정기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으로 챙겨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당은 당론으로 채택한 '전술핵 재배치' 관련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했다. 관련 내용의 홍보물과 현수막을 만들어 배포하고 앞서 진행해온 지지서명운동을 추석 연휴 때도 각 시도당별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한국당은 '풍요로운 한가위. 5천만 핵 인질! 전술핵 재배치 꼭 필요합니다'라는 현수막도 제작해 각지에 내걸었다.

한국당은 이와 별도로 문재인 정부의 5대 실정을 정리한 정책홍보물을 각 시도당에 배포했다. ▲ 안보 파탄 ▲ 인사 참사 ▲ 방송 장악 ▲ 교육 혼란 ▲ 민생 불안 등을 현 정부의 실정 사례로 제시했다.

홍준표 대표는 서울역, 홍문표 사무총장은 센트럴시티 버스터미널, 전희경 대변인은 용산역으로 각각 흩어져 귀향길에 나선 시민들을 대상으로 귀성인사를 했다.

국민의당은 추석을 맞아 다당제 체제 속에서 '선명 야당'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사례들을 홍보하고,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한 헌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지방 투어에서 지적한 문재인 정부의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 삭감, 이른바 '호남 홀대론'을 추석 연휴에도 지속해서 의제화할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또 정책홍보물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중점 추진 법안을 ▲ 서민과 약자의 민생 ▲ 든든한 사회안전망 ▲ 국민의 생명과 안전 ▲ 모두가 일하기 좋은 나라 ▲ 정의로운 대한민국 등의 항목으로 분류,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안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용산역에 나가 추석 귀성인사를 했다. 안 대표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해 더 많은 시민과 만났다.

한편, 당내 통합파와 자강파 간 충돌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바른정당은 추석 연휴 여론전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추석 인사를 담은 현수막을 각 지역에 배포했지만, 정책홍보물은 따로 만들지 못했다.

의원 전체의 추석 인사 메시지를 담은 홍보 영상도 오늘 오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지만, 이슈와 관련해 통합된 목소리는 담지 못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역을 찾아 귀향길에 나선 시민들을 대상으로 귀성인사를 진행했다.

정의당은 추석 홍보물에서 명절 음식 사진에 그간 추진해온 ▲ 선거제도 개혁, ▲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 ▲ 부당노동행위 해결, ▲ 어르신 임플란트 인하 등의 문구를 곁들여 '민생개혁 한상차림'이라고 소개했다.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현장 상무위를 개최한 뒤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오후 서울역에 나가 추석 귀성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