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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고향

                                                             태허

집 앞뜰에 핀 하얀 배꽃 어서 오라 손짓하고
뒷산 소나무는 바람결에 동네소식 전해주네
기다리고 기다리다 큰맘 먹고 고향 가니
친구들은 간 데 없고 낡아버린 옛집만 반겨주네
학교 갈 때 힘들게 넘어가던 산마루는
내 흰머리보고 고개를 슬며시 가로젓고
뒷산 부엉이는 다시보자 목을 빼어 슬피 우네
나도 이미 옛날의 소먹이는 아이가 아닐진대
어지간히 몰라보게 낯설어진 고향을 어이 탓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