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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 교전' 필리핀 도시 폐허…"사망 1천명, 재건비 최대 3조"

필리핀 남부 소도시에서 정부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반군의 교전이 5개월여 만에 사실상 끝났지만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교전이 벌어져 1천 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초토화된 도시 재건에 수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필리핀 GMA 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에서 지난 5월 23일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전날까지 군경 163명, 민간인 47명, 반군 847명 등 총 1천57명이 숨졌다.

정부군이 지난 16일 반군 '아부사야프' 지도자인 이스닐론 하필론과 '마우테' 지도자인 오마르 마우테를 사살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날 "마라위 시가 테러범 영향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현재 반군 20∼30명이 민간인 20여 명을 인질로 잡고 마지막 저항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마라위 시 재건에 쏠리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물론 한국산 전투기 FA-50, 공격용 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폭격을 하고 반군은 주요 시설물과 도로에 폭발물을 설치해 강력히 저항하면서 건물 곳곳이 불타고 무너지고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는 등 마라위 시가 폐허로 변했다.

인구 20만 명의 마라위 시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고 인근 도시까지 포함하면 피란민은 40만 명 가까이 된다.

필리핀 민방위청 등 유관기관들은 정부군의 승인이 나는 데로 마라위 시에 진입해 정확한 피해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민방위청은 마라위 시 재건에 최소 1천억 페소(2조2천억 원), 최대 1천500억 페소(3조3천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일단 추산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라위 시 복구에 500억 페소(1조1천억 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말한 것보다 비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자체 예산은 물론 세계 각국의 지원으로 마라위 시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호주는 10억 페소(220억 원), 미국은 7억3천만 페소(160억 원), 일본은 1억 페소(22억 원)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500만 페소(5억 원)를 필리핀 정부군 부상자 치료용으로 전달한 데 이어 불도저와 굴착기 등 건설 중장비를 기부했다.

이들 국가는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외교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경쟁적으로 필리핀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