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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서구 자유민주제도 배울 필요없다"…공산당체제 자신감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에 들어간 중국 당국이 공산당 주도 체제가 서구식 민주보다 뛰어나다며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다.

23일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 거시경제 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닝지저(寧吉喆) 부주임은 전날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부대행사에서 "중국의 국내 현실에서 출발해 탐색해낸 발전모델을 세계에 '중국 방안'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그간 빈곤 퇴치, 소득 향상, 경제 성장에서 거둔 성과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했다.

세계 다른 나라가 이 같은 경제성과를 본보기로 삼을 수 있도록 중국이 개혁개방 40여년간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18일 당대회 보고에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 현대화의 경로를 개척해왔다"면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지혜'와 '중국의 방안'으로 이바지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을 상기시킨다.

중국식 발전모델의 해외 수출은 중국 공산당 내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시 주석은 보고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이론·제도·문화에 대한 '4개 자신감'(四個自信)"을 언급했다. 당의 인재를 선발할 때도 이런 자신감을 가진 사람을 간부로 중용할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를 수립하겠다는 주장 역시 이 같은 성과와 체제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타오위(陶郁) 서호주대(UWA) 중국연구소 주임은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지금의 중국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이런 자신감을 국제무대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당대회 개막 하루전인 지난 17일 '중국식 민주가 서구를 그림자지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영문 사평(社評)을 통해 "중국식 민주는 서방의 민주체제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끝없는 정치투쟁과 분규, 정책변경이 현재의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모습으로 이는 경제와 사회의 진보를 둔화시키고 국민 대부분의 이익을 무시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식 민주는 이보다 더 건전할 수 없다. 중국은 효력을 잃어가고 있는 다른 나라의 정치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평은 "공산당 주도의 다당 협력과 협상 체제를 특징으로 한 중국 체제는 사회 단결을 이끄는 반면 서방식 민주제도의 적대적 본질은 필연적으로 사회 분열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방 국가는 '노화'하고 있는 민주체제를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와해되기 싫다면 반드시 새로운 생명을 주입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BBC 중문판은 신화통신의 이 사평이 "서구체제에 대한 중국의 승리 선언이나 다름없다"면서 최근의 미국, 유럽의 혼란스러운 정치현실이 중국 지도부가 자국의 일당체제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1990년대 소련이 해체되며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로 큰 위기감을 갖던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으로 전환, 서구도 부러워할 고도 성장을 이어온 것이 자신감의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홍콩 명보(明報)는 "시진핑 1기 체제는 전례없이 강력한 반부패 투쟁은 중국이 스스로 감독관리하며 자정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제도적 자신감의 표출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