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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20년, 노동지표는 여전히 20년 전 수준

OECD

IMF 외환위기를 겪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노동 관련 지표는 개선되지 못하고 2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97년부터 최근까지 약 2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노동 관련 주요 지표 순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양적·질적 지표가 모두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년간 OECD 회원국 중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실업률 등 노동 관련 양적 지표 순위가 하락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997년 65.5%에서 2016년 68.7%로 증가했음에도 순위가 4계단(23→27위)이나 떨어졌다. 지난 20년간 OECD 평균보다는 4∼6%p(포인트)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성별로 보면 남성 경제활동참가율 순위는 22위에서 18위로 높아진 반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순위는 23위에서 29위로 추락했다. 지난 20년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 7∼10%p나 낮았다.

고용률도 1997년 63.7%에서 2016년 66.1%로 늘었음에도 순위는 17위에서 20위로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남성 고용률은 76.2%에서 75.8%로 소폭 줄었으나 OECD 평균(74.3%)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순위가 1계단(14→13위) 상승했으며, 반대로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과의 차이가 2.7%p에서 6.5%p로 확대되며 순위가 4계단(23→27위) 내려갔다.

양적지표

실업률은 1997년 2.7%에서 2016년 3.8%로 증가해 2위에서 3위(순위가 높을수록 실업률이 낮음)로 하락했지만,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낮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실업률 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나는 것은 구직 포기자 등 비경제활동인구(31.3%)가 다른 OECD 국가(일본 23.1%, 영국 21.8%, 스위스 16.1% 등)에 비해 많기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노동 관련 질적 지표의 경우 노동생산성이 1997년 15.6달러에서 2015년 31.8달러로 2배 이상 늘었고 순위도 31위에서 28위로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OECD 평균의 68% 수준에 불과하며 증가율도 1997년(6.3%) 이후 지속해서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근로시간은 2000년 2천512시간(32위)에서 2016년 2천69시간(31위)으로 감소했으나 OECD 평균을 300시간 이상 초과해 회원국 중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연간 평균임금의 경우 1997년 2만5천638달러에서 2016년 3만2천399달러로 늘었다. 다만 여전히 OECD 평균(2016년 기준 3만9천765달러)에 미치지 못해 순위는 한 계단(23→24위) 하락했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외환위기 이후 2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7천76억달러에서 1조8천320억달러로 2.5배 이상 늘어 전체 경제규모 순위가 9위를 기록했지만, 노동지표들은 실업률을 제외하고 모두 OECD 평균을 밑도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 단시간 근로제 확산 등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여 양적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질적 성장을 위해 증가율이 둔화하는 노동생산성 수준을 제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