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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겨울추위에 떨고 있는 서민들의 가계

아침저녁으로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면서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든다. 이런 겨울이 되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추고 배고픈 서러움을 겪어야 한는 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모든 국민들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책목표를 세우고 지난 5월 출발했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도시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는 기미가 없고 국민들 사이 빈부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확대되어 가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올해 3분기 물가수준을 고려한 가계의 실질소득은 1년전 보다 줄었고 빈부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439만 1823원으로 1년전 보다 0.2% 감소했으며 8분기 연속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득계층 간 차이는 더 확대되는 가운데 명목소득 기준으로 볼 때 소득 하위 20% 미만인 1분위가구의 월평균소득은 141만 6284원으로 1년 전 보다 0.04% 감소하였다. 이에 비하여 상위 5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894만원 8504원으로 1년 전 보다 4.7%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배율이 5.18배로써 지난해 3분기 4.81배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년 경제성장이 3%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금 나타나고 있는 가계에 관한 통계를 보면 그저 서글프고 우울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저소득층의 서민들이 살림걱정을 하지 않고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살림살이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세상의 구현은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 저임금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여주기 위하여 정부가 최저임금수준을 인상하고, 실업자를 해소하기 위하여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안간힘을 쓰고 있기는 하나 아직 정책효과가 신통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저임금근로자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줄어들고 청년 실업자는 더욱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국내외 경제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재점검하고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나 시책들을 면밀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의 임금격차를 완화하는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노동시장개혁과 규제완화를 통하여 성장을 위한 투자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기술개발과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겸허하게 되돌아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