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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회직원 늘리기

국회는 8급비서 1명을 증원하기로 하였다. 업무량 증가에 따른 직원의 증원이라고 말하겠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없지 아니하다. 국회의원들로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행정부가 적지 않은 공무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국회에서도 수 백명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 일자리 늘리기 시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서직 증원을 결정하는 국회의 의사결정행태를 보면 그렇게 호의적으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측면이 없지 아니하다. 국가의 중요한 공공정책을 심의하거나 결정하는 과정을보면 대개 여야 간 이견이 속출되고 반대의 의사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여당이 찬성하는 의안에 대하여는 야당이 반대하고 야당이 제안하는 의안에 대하여는 여당이 견제하는 것이 보통인 것이 우리나라 국회의 의정활동행태이다. 이런 행태나 관행은 지금 정부는 물론 과거의 정부에서도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으며 결국 국회공전이나 의정의 비생산성으로 연결되곤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유독 여야 간에 별다른 이견 없이 속전속결로 결정되는 의안이 하나가 있다. 바로 국회직원 늘리기 이다. 과거 에도 그러했지만 이번에도 8급비서직 한명을 증원하는데 여야간에 아무런 갈등이나 이견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바로 자기 살림불리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국회직원의 상당수는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직원의 월급을 일부 삭감하여 다른 곳에 유용하거나 친인척이나 가까운 사람을 적당히 직원으로 앉혀서 공직의 임무를 퇴색케 하는 사례들도 없지 않았다.

지금은 오래된 경기침체와 오랫동안의 저성장경제의 지속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조차 찾지 못하는 서민들이 적지 않은 시기이다. 이런 때에는 국민의 대표지위를 지니고 있는 국회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검소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 집단이기주의의 소산으로 비난받을 여지가 많은 자기 직원 늘리기를 여야가 약속이나 한 듯이 적당히 처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국회의원들에게 희생과 봉사정신을 기대하기란 역시 글렀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가장 이기주의적인 자들의 집단이고,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항간의 평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아 겨울을 맞는 국민들의 마음은 쌀쌀한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는 것처럼 스산하기만 하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