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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정은 신년사, 주의 깊게 살펴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하여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은 수준의 대화를 제의하였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만 하더라도 그는 핵개발과 군사강국의 건설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김위원장은 금년 신년사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겨울철 올림픽을 지칭하면서 대표단파견을 거론하면서 올림픽 이후의 남북교류가능성까지 시사 하였다. 이는 지난해 남북대화제의를 일축하였던 태도에서 진일보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제의를 긍정적으로 보면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대북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보면 핵개발의 완수를 위한 시간벌기 수단으로 폄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련변화를 해석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갈리고 있다. 여당은 김위원장의 신년사를 두고 긍정적 형가를 가호 있는 반면 야당은 ‘통미봉남’에서 ‘통남봉미’로 전략을 바꾸고 있을 뿐 핵개발을 완수하겠다는 의제에는 변화가 없는 술수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양면적 가능성이 모두 없는 것이 아닌 만큼 우리는 김위원장의 신년사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여기에 대한 대응을 신중하고도 사려 깊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연구소는 “북한 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문제와 관련해 공을 한국에 넘김으로써 한미간 갈등을 유발하려는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북한은 대미관계보다 대남관계를 활용, 대북압박과 제재구도의 탈피를 모색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반도 운전자론’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안보의 자주성 차원에서 볼 때는 얼핏 보면 바람직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한미동맹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처신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 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의 굳건한 자세를 견지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대화제의에 대하여는 열린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동계올림픽이후에도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 각계각층 단체, 개별적 인사 등에 대하여 모든 수준의 왕래를 통한 남북교류 활성화를 제의한 만큼 이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초 우리는 남북문제를 대화를 통하여 풀자고 하였고, 미국이나 중국 또한 남북대화를 통한 긴장완화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