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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경제와 신3고의 압박

지금 정부는 3%성장 예측에 3만 불시대의 도래를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들도 이런 경제적 변화가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3이라는 숫자가 가져다주는 장밋빛 미래에 마냥 도추해 있기에는 우리의 경제적 환경이 상당히 암울하다. 연초부터 고유가, 고금리, 원고의 3고현상이 금년의 한국경제를 무겁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에 1배럴에 7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가 만약 70달러를 넘어서면 우리경제는 감내하기 힘든 오일쇼크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지난 해 연말 우리가 금리를 한 차례 올렸지만 이로써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채권시장의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앞으로 미국 연방은행과 주요국들의 중앙은행들의 추가금리 상승조치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가지 악재 중에서 우리에게 당장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원화의 강세현상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연 초 부터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원화강세가 생산원가상승의 부담이 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마감된 1달러당 원화는 1062.2원이었다. 아직 까지는 우리의 수출시장이 그런대로 견딜 수 있겠지만 만약 원화가치가 더욱 상승하면 원가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경제환경을 악화시키는 이 세 가지 요인들이 모두 외생적 요인으로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적응적 변화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생각 보다 변화의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기 우리로서는 불안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주력수출상품이 자동차는 벌써 수출목표액을 7%정도 하향조정하고 있고, 우리나라 수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사드보복을 시원하게 거두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을 슬기롭게 해야 하겠지만 우선 국민들에게 우리의 처지를 분명하게 알리고 어려운 경제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자발적 협력을 당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보도 중요하지만 현대정치에 있어서 경제의 성공여부는 무엇보다 가장 긴요한 정부의 정책과제이기 때문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