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EU, 영국내 기업에 ‘단일시장 퇴출·영업허가 박탈 준비‘ 통지

EU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2단계 협상을 앞두고 EU가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통해 영국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브렉시트 협상이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영국 내 기업들의 EU 시장 접근이 차단되는 만큼 서둘러 준비하라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협상이 결렬되면 영국 내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이 '규제 한파'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서둘러 준비할 것을 EU 측이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EU 당국은 지난해 11∼12월 영국 내 영업 허가를 토대로 활동하고 있는 제약업체와 해운업체, 화물운송업체, 항공사 등 15개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안내문을 보냈다.

안내문에는 2019년 3월 말 이후 영국은 유럽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는 '제3의 국가'가 될 수 있으며, 유럽 내 영업 허가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만큼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EU 내에 기업을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 같은 안내문 소식을 접하자 강력하게 반발했다. EU가 각종 계약을 위태롭게 하고 영국 내 기업들이 서둘러 EU로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데이비스 장관이 지난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이 같은 사항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우리가 협상 결렬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영국 정부가 놀라는 것이 더 놀랍다"고 영국 측의 협상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FT는 이 같은 모습이 브렉시트 협상 결렬 시 준비와 관련해 영국과 EU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에 치중하는 반면, EU는 민간 부문에서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EU 규제기관들은 기업들이 특히 영국에서 유럽 대륙으로 영업무대를 옮기는 것과 관련해 브렉시트에 대비해 요행을 바라지 않고 포괄적인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EU 측은 기업들에 보낸 안내문에서 "철수에 대비하는 것은 EU나 당국보다 민간 부문에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브렉시트 협상 결렬 시 EU 측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분야에 있는 기업들에 보낸 안내문에는 "추후 제기될 수 있는 문제와 관련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안내문에 담겼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과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독일 보수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보낸 기고문에서 "독일과 영국이 상품과 서비스를 교역하는 데 있어 불필요한 장애물을 세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양쪽 기업과 경제성장에 해를 가할 수 있다"면서 "양국이 맞춤형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