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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분양가 8억 아파트도 만19세 특별공급 당첨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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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청약’이라 불린 아파트단지에 잇따라 만 19세 당첨자가 나와 '금수저' 청약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가가 14억 원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개포 8단지 재건축 아파트 특별공급에 만 19세가 당첨된데 이어 '과천 로또'라 불린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만 19세 당첨자가 나왔다.

26일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 '과천위버필드' 모델하우스에 게시된 특별공급 당첨자 명단에 따르면 지난 21일 과천위버필드 특별공급 선정 결과 1999년생인 김모(19) 씨가 최연소 당첨됐다.

김 씨는 기관추천 특별공급으로 전용면적 59㎡A형에 당첨됐다. 또, 59㎡B형 당첨자에는 28세인 1990년생도 포함돼 있었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국가유공자, 장애인, 1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인, 북한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각 담당기관의 추천을 받아 당첨자를 선정한다.

이 아파트 전용 59㎡는 유일하게 중도금 40% 이자후불제가 적용되긴 하지만, 분양대금이 8억 원대에 달해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이에 자체적으로 조달하기엔 무리가 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K건설 측은 "특별공급과 관련해서는 어느 기관의 추천을 받아 당첨된 것인지 등 세부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과천위버필드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천955만 원에 책정돼 주변 시세보다 낮아서 당첨만 되면 1억~2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돼 '로또 청약' 단지로 거론됐다.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앞서 같은 시기에 분양한 강남구 개포 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 아파트 특별공급에서도 1999년생(19세)을 비롯해 20대 여러 명이 기관추천으로 당첨돼 논란이 됐다.

특히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경우는 분양가가 3.3㎡당 4천160만 원으로 웬만한 가구는 10억 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아파트인 데다 중도금 대출까지 막혀 20대 안팎의 당첨자들이 본인 소득 외에 부모 등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청약한 '금수저 청약자'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분양가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특별 분양을 폐지해야 한다'는 등 특별공급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각종 청원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사회적 취약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특별공급 제도가 강남권 고가 분양시장에서 '금수저'들의 편법 청약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커지자, 정부는 특별공급 당첨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며 증여세 탈루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전역과 과천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들로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며 "가족, 친인척 간 명의를 대여하고 '금전대차'로 빠져나가려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자를 실제 지급했는지 등을 끝까지 장기 추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