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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주변국 이끌자"...김정은 "대결역사 종지부 찍자"

문재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자 왔다"며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환담에서 이같이 말한 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판문점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며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하며,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 시각도 있다"며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하지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게 걸어오며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했다"며 "그럼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 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 못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을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친서와 특사로 사전에 대화해보니 마음이 편하다"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라며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할 것이며,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제가 시작한 지 1년 차다. 제 임기 내내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북의 통일 속도로 삼자"고 했고, 이에 배석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화답했고, 김 위원장은 "이제 자주 만나자.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 만들어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측에서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병원을 들러 위로하고 특별열차까지 배려했다 들었다"고 관심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