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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비중 역대 최고...부실 위험 우려

대출

전체 가계대출에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을 아우르는 기타대출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기타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부실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대출의 질이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 규모는 401조83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5% 늘었다.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은 7.2% 증가한 983조4천765억 원이었다.

기타대출 증가세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기타대출 비중은 40.8%로 전 분기(40.7%)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 비중은 한은이 분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기타대출 비중은 2008년∼2014년까지 37∼39%대에서 맴돌았다.

2015년 1분기 37.8%까지 쪼그라들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 2017년 1분기 40.0%로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했고 이후에도 매 분기 조금씩 오르며 새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타대출 비중 확대는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이 주택담보대출을 주타깃으로 삼은 탓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둔화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한 가계가 기타대출로 손을 벌리며 기타대출 증가세는 가팔라진 것이다.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보면 기타대출이 2015년 3분기부터 주택담보대출을 꾸준히 앞지르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5.8%로, 기타대출 증가율보다 3.7%포인트 낮았다.

기타대출 증가를 두고 이주열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대출은 연체율이 상당히 낮아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기타대출 증가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부 비은행 신용대출은 차주의 신용도가 낮고 대출 금리도 높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가 인상하거나 경기가 침체하면 기타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며 부실화할 수 있다.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통상 금리가 높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점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연체율이 안정적이라고 해도 경기가 꺾이면 기타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기타대출 차주 중 한계가구가 얼마나 되는지 세밀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