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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억 원 이상 아파트 고가 낙찰가율 108.6%...‘역대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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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금액 기준 1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8.6%를 기록했다.

이는 이 업체가 2001년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면서 지난달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101.5%)보다도 7.0%포인트 이상 높다.

서울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101.1%)과 11월(102.3%), 12월(102.1%) 등 석 달에 걸쳐 100%를 넘었는데 올해 들어선 5월까지 벌써 1월(101.4%), 4월(105.0%)을 합해 세 번이나 100%를 넘겼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으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103.6%로 200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 3구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평균 112.4%로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는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20∼30% 이상 싸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 서부 2계에서 입찰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51.1㎡는 11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1억6천만 원)보다 3억 원 이상 높은 15억578만 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치솟은 것은 현재 같은 주택형이 감정가보다 4억 원 가까이 비싼 최고 15억5천만 원까지 매물이 나오면서 15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해도 4천만 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도 위축된 가운데 법원 경매에서 10억 원 이상 아파트의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집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아지자 공격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는 것이다.

낙찰가가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달 10억 원 이상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는 12.7명으로 10억 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7.2명을 앞질렀다.

지난달 10일 입찰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매래미안타워 135㎡는 14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0억원)보다 3억원 이상 비싼 13억399만원에 주인을 찾았고, 지난달 28일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17.6㎡는 12명이 경쟁해 감정가(11억원)의 116%인 12억7천590만원에 낙찰됐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7이었으나 고가주택이 많은 85㎡초과∼102㎡ 중대형은 105.9로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입찰 개시일보다 통상 6∼7개월 전에 이뤄져 집값 상승기에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이달 들어서도 고가 낙찰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입찰한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6억8천만원에 낙찰돼 감정가(15억5천만원)의 108%를 기록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물건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 상승의 원인"이라며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 등지의 고가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한 뒤 낙찰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