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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위기설', 증시 전문가 "가능성 제한적"

외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의 통화 불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6월 위기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에 대형 금융 위기가 시작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7일 "위기설은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이벤트가 6월에 집중돼 변동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과거에도 수많은 위기설이 있었지만 실현된 경우가 없는 만큼 그런 '공포 팔이'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는 6월 위기설의 배경에는 유로존이나 신흥국의 경제 상황이 미국과는 다른 데 따른 '탈(脫) 동조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데 그 영향으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글로벌 경기가 냉각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불안이 현실화하려면 먼저 경기 침체가 찾아오는데 지금은 그런 신호가 없다"며 "또 금융불안의 대표 지역인 남유럽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오히려 경기 확장의 혜택을 받고 있지 금융불안 신호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또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불안감도 사실은 이번 달이 아니라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아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맞지만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지는 않다"며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25bp(1bp=0.01%포인트) 차이로 역전된 상황이지만 국내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되도록 통화 당국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연구위원은 "통계적으로 6월은 증시 성과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거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6월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투자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자체는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그런 위기설이 경기 침체나 자산시장 몰락의 시작이 될 것인 양 몰아붙이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초체력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증시가 속도 조절에 돌입한 만큼 긴 호흡으로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재 팀장은 "위기는 아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며 "증시 투자에 대한 수익률 기대치를 다소 낮추고 지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대형주보다는 순환매에 대응하는 중·소형주에 대한 단기 매매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