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몰린 뭉칫돈…잔액 10억 넘는 계좌 예금액 500조 육박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06.11 09:57:31

은행

잔액 10억 원을 넘는 거액을 넣어둔 은행 예금 계좌가 빠르게 늘면서 이들 계좌의 총예금 규모가 지난해 5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499조1천890억 원이다.

1년 전과 견주면 33조3천160억 원 증가했다. 10억 원 초과 계좌 총예금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증가세가 더디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2011년 말 373조6천400억 원이던 10억 원 초과 계좌 총예금은 2012년 말 376조9천370억 원으로 3조2천970억 원 늘어났다. 2013년 말(362조8천260억 원)에는 전년과 견줘 14조1천110억 원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399조40억 원으로 뛴 뒤 2015년, 2016년에 이어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액도 2014년 36조1천780억 원, 2015년 36조5천540억 원, 2016년 30조3천150억 원, 2017년 33조3천160억 원으로 4년 연속 30조 원대를 꼬박꼬박 찍었다.

10억 원 초과 계좌의 예금액 증가세는 다른 규모의 예금과 견줘도 빠른 편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10억 원 초과 계좌의 예금액 증가율은 7.2%로 전체 저축성예금 증가율(4.7%)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1억 원 이하 계좌의 증가율은 3.0%, 1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는 3.2%, 5억 원 초과∼10억 원 이하는 1.1%에 머물렀다.

계좌 수로 보면 10억 원 초과 저축성예금 계좌는 지난해 말 기준 총 6만2천개다.

1년 사이 2천개 늘어난 것으로, 2013년 말(5만3천개)에 비해 4년 만에 1만개 가까이 증가했다.

거액 계좌는 통상 자산가나 기업 예금으로 볼 수 있다.

통상 저축 증가는 투자할 자금이 풍부해진다는 뜻으로 반길 일로 볼 수 있지만 자산가나 기업이 거액 예금을 늘리는 것은 긍정적으로만은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통장 잔액이 10억 원을 넘기는 주체는 기업이거나 돈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사람들인데, 이들이 은행에 돈을 쌓아두는 것은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성 교수는 "정책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불확실성을 넘을만한 수익률이 보장된 투자처도 없어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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